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낱개보다 묶음상품을 구입하면 당연히 저렴할 것이라는 상식을 뒤집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번들플레이션’이 마트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벌어지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햇반과 비비고 육개장, 비비고 만두, 사골곰탕 등 주요 즉석식품 중 묶음 상품의 개별 단가가 낱개 상품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 브랜드몰에서 개당 1480원에 판매 중인 오뚜기 즉석밥의 3개 묶음상품의 가격은 5480원으로 개당 1826원 꼴로, 묶음 가격이 23%가량 비싸다. CJ제일제당 햇반은 18개 묶음이 12개 묶음보다 11%가량 개당 가격이 비쌌고, 농심 신라면 컵라면도 12개 묶음이 6개 묶음보다 개당 환산가격이 24% 높았다. 많이 살수록 더 비싸게 구입을 하는 셈이다.
이 같은 ‘번들플레이션’ 외에도 ‘슈링크플레이션’ ‘스킴플레이션’ 등 눈속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의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중량을 줄이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비큐바', 동원F&B의 '양반김', 해태제과의 '고향만두', 풀무원의 '핫도그'가 대표적이다.
스킴플레이션은 제품의 질을 떨어뜨리면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오렌지 주스'가 과즙 함량을 대폭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델몬트 오렌지주스의 과즙 함량은 80%에서 45%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