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직원들 "올트먼 복귀 무산땐 MS 간다"…지배구조 변화 불가피

■[Global What] 혼돈의 오픈AI

투자자, 이사회 상대 소송 검토 중

이사회는 합병 타진했지만 거절

시어 임시CEO "신뢰 손상 심각"

오픈AI 인력·지적재산 품은 MS

AI사업 확대로 구글 등 경쟁 격화

샘 올트먼(왼쪽)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AP연합뉴스샘 올트먼(왼쪽)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AP연합뉴스




샘 올트먼 전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결정에 의해 해임된 후 마이크로소프트(MS) ‘고급 인공지능(AI) 리서치 팀’으로 합류함에 따라 오픈AI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올트먼의 복귀 협상이 결렬되자 오픈AI 직원 대다수는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며 반발했고 오픈AI의 투자자들은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나섰다. 최대 투자자인 MS의 사티아 나델라 CEO도 오픈AI 이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주주 권리 행사를 예고해 오픈AI 이사회의 지배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사회의 올트먼 해임 사태 속에 오픈AI의 지적재산과 기술 인력을 확보하게 된 MS가 진정한 승자라는 평가가 나오며 MS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원들 “이사진 사임하라”=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오픈AI 전체 직원 770명 중 7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이사회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이들은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올트먼 전 CEO를 따라 퇴사하고 MS로 이직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성명에서 이들은 “우리가 합류 의사를 밝힐 경우 MS는 모든 오픈AI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픈AI 이사회가 17일 올트먼을 해임한 후 논란이 일자 전날 양측이 복귀를 논의했으나 결렬되고 이날 올트먼은 MS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올트먼은 현재 이사들의 전원 사임과 새 이사회 구성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사임을 요구한 명단에는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와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이름을 올렸다. 수츠케버는 이날 자신의 X(엑스) 계정에 “이사회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회사가 다시 뭉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다른 직원들도 자신들의 계정에 “오픈AI는 직원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올트먼은 직원들의 게시물 하나하나에 하트 이모티콘을 달며 응원을 보냈다. 이미 사표를 던진 직원만도 수십 명을 넘어선다. 직원들은 한창 진행 중이던 우리사주 매각 계획이 무산된 데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다. 올트먼이 떠나고 회사 가치가 추락하면서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각이 어려워지게 된 탓이다. 블룸버그는 “직원 95%가 올트먼을 따라 MS에 합류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세일즈포스·구글 등 경쟁사도 오픈AI 직원 영입을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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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 판도 지각변동=챗GPT 열풍을 일으켰던 오픈AI의 CEO 해임 사태로 AI 산업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종 승리자는 MS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투자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MS는 올트먼 해임 발표 직후 주가가 출렁거렸다. 나델라 CEO는 이 위기를 ‘올트먼의 MS 합류’ 카드로 넘겼고 전날 MS 주가는 전장 대비 2.05%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WSJ는 “MS가 올트먼 등 오픈AI 핵심 인재 영입으로 AI 분야에서 직접적인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MS가 오픈AI 핵심 인재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차후 인수합병 시 겪어야 하는 규제와 장애물에 비해 적은 대가를 지불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마음이 급해진 이사회는 이날 경쟁사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에 합병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했다. 아모데이는 2020년까지 오픈AI에서 일하다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퇴사해 앤트로픽을 창업했다. 아울러 이사회는 우군이 될 추가 투자자를 영입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현 이사회가 ‘비영리’를 강조해왔고 여론이 악화해 신규 투자사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의 임시 CEO를 맡은 트위치 공동창업자 에멧 시어는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어 CEO는 이날 자신의 X 계정에 “올트먼의 해임과 관련한 절차가 잘못 이뤄져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필요하다면 지배구조 변경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오픈AI 이사회가 퇴진하고 올트먼이 복귀할 것으로 내다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 투자자들이 여전히 올트먼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고 MS도 이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도 이사회에서 해고됐다가 애플이 경영난에 빠진 후 복귀한 바 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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