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만파식적] 포르투갈의 개혁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2010년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포르투갈에 대해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을 촉구했다. 융커 총리는 “포르투갈 정부의 재정 긴축정책에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을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자릿수 실업률과 과도한 국가채무 등으로 재정 위기설이 제기된 포르투갈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이 같은 개혁 요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유럽 재정 취약 5개국인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에 포함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또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201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다. 다만 이 기관들은 재정 긴축과 해고 요건 완화를 비롯한 시장 친화적 노동정책 등을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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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포르투갈 정부는 개별 해고 사유를 인정하는 등 기존 노사 관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노동 개혁을 추진해 경제 체질 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0점에 가까울수록 경직도가 낮은 노동경직지수에서 2011년 4.13을 찍은 후 2019년에 3.14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2012년 16.6%에서 2019년에는 6.7%로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포르투갈은 국영기업 부채상한제 적용과 일부 국영기업 민영화 정책 등의 공공 개혁을 추진하는 등 재정지출 감축 노력도 병행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중기 성장 전망이 “견조하다”면서 포르투갈의 국가신용 등급을 ‘Baa2’에서 ‘A3’로 2단계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이번 상향 조정은 일련의 경제 및 재정 개혁, 민간 부문의 부채 축소 등 중기적으로 지속되는 긍정적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노동시장 양극화와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노동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해 경제 재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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