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닷길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인천 연안에서 출발하는 백령도와 제주도 뱃길이 끊겼다. 특히 한중 수교의 가교 역할을 한 인천~톈진 카페리는 선령 제한으로 4년째 문을 닫고 있는 상태다.
23일 인천시와 지역 해운업계에 따르면 옹진군은 인천항 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항로의 ‘대형여객선 도입사업 협상대상자 선정 공고’를 다음 달 1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고는 여객과 차를 한 번에 나르는 선박으로 1년째 모집 중이다. 이 항로를 운영한 선사의 경영악화로 중단된 이후 공모절차만 이번이 7번째다. 지역 특산품을 실어 나르는 주민 입장에서는 1년 동안 발이 묶인 셈이다.
인천~제주 뱃길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만에 재개된 인천~제주 항로는 운영 2년 만에 중단됐다. 게다가 이 항로를 오간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최근 다른 국내 선사에 팔리면서 운항 재기는 사실상 물 건너간 모양새다. 비욘드트러스트호롤 사들인 씨월드고속훼리가 목포제주 노선을 주로 운영하고 있어 이 항로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들 바닷길 뿐만이 아니다. 중국 톈진을 오가는 카페리 역시 2020년 2월부터 4년째 잠정 휴업 중이다. 이곳에 투입한 선박은 선령 제한(30년)으로 2020년 2월부터 3년 넘게 운항을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해당 노선의 경우 중국 측 주주 간 경영 분쟁으로 새로운 선박 건조조차 늦어지면서 인천 톈진 노선 재개는 쉽지 않게 됐다. 인천 중국 카페리산업이 한중 수교 이전에 추진된 민간외교 채널인 점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운항 재개가 필요해 보인다.
이 때문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 7월 톈진시에서 개최된 ‘제14차 세계경제포럼 뉴챔피언 연례 총회’에서 중국 측 관계자들과 만나 운항 재개를 요청하기도 했다. 자칫 인천 톈진 카페리 중단이 다른 노선으로도 확산될 경우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한중 카페리는 전체 16개 항로 중 인천항에서 오가는 중국 노선이 9개였고, 연간 약 200만 명 이상 여객이 이용했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양 도시 간 물류교류 확대에 큰 기여를 했던 인천 톈진 노선이 중단되면서 수출입 교역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인적·물적 교류 제한으로 인해 국가 간 무역과 물류업계, 신규 건설한 국가항만시설의 유휴화와 같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