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하마스 '나흘간 휴전' 돌입…첫날 인질 13명 풀려나

하마스 '인질 50명 석방' 조건

가자에 연료·식료품 등 반입도

이스라엘 군인이 2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탱크 출입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전쟁 발발 48일 만인 24일 오전 7시(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2시) 나흘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UPI연합뉴스이스라엘 군인이 2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탱크 출입구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전쟁 발발 48일 만인 24일 오전 7시(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2시) 나흘간의 휴전에 들어갔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4일(현지 시간) 나흘간의 휴전에 돌입했다.

전쟁 시작 48일 만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포성이 일시적이나마 멈추게 됐다. 사망자가 1만 5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자지구는 연료와 식료품을 비롯한 각종 인도주의적 구호품이 반입되며 잠시나마 휴식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일시 휴전이 앞으로 휴전 연장 혹은 영구화로 발전할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지만 이스라엘의 전투 재개 의지가 강한 탓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통신과 이스라엘 현지 언론 등은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및 남부에서 포괄적인 휴전이 성립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양측이 22일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240여 명 중 50명을 석방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일시 휴전에 합의한 지 이틀 만이다. 한때 휴전 시작 수분 후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경보와 포성이 울리며 불안감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이내 잦아들며 휴전이 성립됐다.

휴전 협상을 중재했던 카타르에 따르면 휴전 첫날인 24일 오후에 1차로 어린이·여성 등 인질 13명이 석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 이후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도 석방될 예정이라고 전했으며 그 수는 인질 석방자의 3배인 39명으로 알려졌다.

이 "휴전 끝나면 2개월간 치열한 전투 재개"

카타르가 중재하고 美가 보증



석방 인질 10명마다 기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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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전은 카타르의 중재와 미국·이집트의 보증으로 성립됐으며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8일 만에 처음으로 일시적으로나마 이뤄졌다.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 경유·휘발유 등 연료와 식료품 등 인도주의적 구호물품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휴전 성립 1시간 30분 만에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구호품과 연료를 실은 트럭 수백 대가 매일 가자지구를 드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무인기(드론) 비행도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오전 10시~오후 4시, 남부에서는 종일 멈추게 된다. 이스라엘군이 휴전 기간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남부 간 자유로운 이동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양측이 최초 석방에 합의한 인질 50명 외에 추가로 10명씩 석방될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가자지구에 시한부 평화가 찾아왔다. 이스라엘은 이번 휴전이 인질 석방을 목적으로 한 일시적 조치라는 반응에 변동이 없지만 국제사회는 휴전 연장의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파이잘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이번 합의가 일시 휴전 기간을 연장하고 영구적 휴전으로 전환하는 기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정말 견딜 수 없을 지경”이라며 이스라엘에 공격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휴전 연장을 위한 추가적 인질 석방 가능성을 띄우는 모습이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합의 전에 이뤄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가 향후 추가로 인질 20여 명을 석방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인질의 추가 석방과 휴전 연장을 논의할 만한 계기는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입장은 완강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만나 “전쟁 목표인 ‘하마스 제거’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하마스와의 일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군은 최소 2개월간 치열한 전투를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휴전이 발효되기 직전까지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등지에서 공세를 계속했다. AFP통신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내 유엔 학교를 공습해 최소 27명이 숨지고 93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자지구의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병원의 모하마드 아부 살미야 원장도 이날 이스라엘군에게 체포됐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도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AP통신 등은 헤즈볼라가 이날 로켓포로 이스라엘 북부 베이트 제이팀의 군 진지 등 이스라엘군 진지를 20여 회 공격해 사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전투기 등을 동원해 헤즈볼라 소속 테러 인프라를 타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휴전이 6주간의 잔혹한 전쟁을 끝내는 과정의 시작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거의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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