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시청료만 109억 벌었는데…中사극 방영 이틀만에 돌연 중단 이유가 '허탈'





궁중 암투와 복수를 그린 중국의 인터넷 사극 드라마가 방영 이틀 만에 돌연 중단돼 그 이유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3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지난 16일 방영을 시작한 온라인 유료 사극 미니 시리즈 '헤이롄화상웨이서우처(黑蓮花上位手冊)'가 불과 이틀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녀(庶女·첩의 딸)가 궁중 암투를 통해 복수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와 연기자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힘입어 방영 시작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첫 회 시청 횟수가 975만2000회에 달했고, 24시간 만에 더우인(抖音·Douyin) 등 동영상 플랫폼들이 벌어들인 이 드라마의 시청료가 6000만 위안(109억원)을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큰 화제성에도 드라마 방영은 이틀 만에 중단됐다. 이전 방영분도 모든 동영상 플랫폼에서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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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과 더우인 등 플랫폼들은 방영 중단 이유에 대해 "극단적인 복수,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 불량한 가치관, 옳고 그름을 혼동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플랫폼의 양호한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이 같은 중단 이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폭력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줄거리도 크게 문제 될 게 없다", "갑작스러운 방영 중단을 이해할 수 없다. 드라마에 대한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직 못 봤는데, 진작 볼 걸 그랬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궁중 암투와 복수를 다룬 이 드라마가 부패 척결을 내세운 고강도 사정이 정적 제거의 수단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국의 현실을 연상케 하는 것을 우려한 당국의 개입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중국의 방송과 인터넷 관리 감독을 총괄하는 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은 최근 '인터넷 단막극 창작 생산 및 콘텐츠 심사 세칙'을 발표하고 1개월간 온라인 드라마 집중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직후 더우인에서만 127편의 드라마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폭력 조장이나 복수를 소재로 한 온라인 드라마들이 동영상 플랫폼에서 줄줄이 삭제됐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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