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TPG, 3000억에 '화장품 패키징' 삼화 인수 [시그널]

韓서 3년만에 대형 투자 성공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TPG가 화장품 용기 업체 삼화를 3000억여 원에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서 3년 만에 대형 투자에 성공했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는 지난주 조성환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에게 삼화 지분 100%를 약 3000억 원에 사들였다. TPG와 조 대표 측은 올 7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최근까지 가격 협상을 벌여왔다.



TPG는 아시아펀드 8호를 통해 이번 투자를 집행했다. 이 펀드는 지난해부터 자금을 모집해 현재 총 43억 달러(약 5조 원)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국민연금이 3억 달러(약 3700억 원)를 출자한 것을 비롯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이 펀드의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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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G의 한국 시장 투자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TPG는 2020년 당시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총 25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경영권 거래 대상은 2019년 약 28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인수한 종합건강식품 업체 헬스밸런스였다.

삼화는 1977년 조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플라스틱 용기 등을 제조해 국내외 화장품 업체에 공급한다. 생산 공장은 한국과 중국에 두고 미국·유럽까지 판매 법인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350억 원, 영업이익 187억 원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삼화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생분해 소재를 적용해 화장품 용기를 상용화하는 등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2월 CJ제일제당과 친환경 용기 제조 관련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IB 업계에서는 앞으로 친환경 생산이 확대되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통한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PG 역시 자사의 기술력을 감안해 관련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기업을 추가 인수하는 방식의 ‘볼트온(Bolt-On)’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

IB 업계에선 TPG가 현재 보유 중인 한국 기업 경영권이나 지분을 매각하는 거래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TPG는 현재 몸값이 약 1조 원으로 추정되는 고급 바닥재 업체 녹수의 경영권을 파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검찰의 카카오 수사가 본격화하는데 따라 TPG가 현재 지분 약 28%를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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