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JY, '뉴삼성' 이끌 신사업 발굴 착수…신수종 사업 찾을 첨병 조직 띄웠다 [biz-플러스]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 신설

故 이건희 신사업추진단 닮은 꼴

전영현 부회장, 10년 먹거리 중책

조직 인사는 '조용한 쇄신'…투톱 유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궁에서 열린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와 바이오로 글로벌 생존 전략을 발굴한 삼성전자(005930)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6년 만에 삼성전자로 돌아온 전영현 삼성SDI(006400)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신설되는 미래사업기획단 단장을 맡아 삼성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JY표 신수종 사업 찾는다…미래사업기획단 신설




삼성전자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2명의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을 책임질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9년 만들었던 신사업추진단을 떠오르게 하는 조직이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삼성그룹의 ‘10년 후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차원의 청사진 구축을 시도했다. 이때 삼성의 주력 사업으로 추진된 것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자동차용 전지, 바이오,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이다. 신사업추진단은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단장을 맡아 이끌었다. 이때 발굴된 신수종 사업 중 자동차용 전지와 바이오 사업은 삼성의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본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뉴삼성’의 새로운 색깔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은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이 회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설 기획단은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운영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이 느끼는 위기감이 미래 사업 전담 조직 신설에서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메모리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미래 신사업 발굴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축적된 풍부한 경영 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이 내년 초 부당 합병 재판 1심 선고 이후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씻어낸다면 미래사업기획단의 활동과 함께 본격적인 ‘뉴삼성’ 경영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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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혁신…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


왼쪽부터 삼성전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 한종희 DX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겸 SAIT원장.왼쪽부터 삼성전자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 한종희 DX부문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겸 SAIT원장.


미래 준비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조직개편에 비해 인적 쇄신은 소폭에 그쳤다. 내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드러난 삼성전자의 선택은 안정 속 조용한 혁신이었다.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인사 교체를 최소화해 위기를 넘기기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 모바일·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반도체(DS) 부문 모두 수장이 유임됐다. DS 부문은 올해 조 단위 적자를 이어오며 부진한 실적에 시달렸지만 글로벌 시장 흐름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한 결과로 해석된다.

12월 초 발표되던 인사를 한 주 앞당긴 것 또한 불필요한 내부의 혼란을 최소화해 현 경영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대대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던 DS 부문의 각 사업부장(사장)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경계현 사장이 DS 부문장을 유지하면서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하게 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사업 관리와 더불어 미래 준비에 더욱 매진하라는 메시지를 줬다는 해석이다. 한종희 부회장에 대해서는 겸임해 오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자리를 떼어내면서 부담을 줄여줬다.

인사 폭은 최소화했지만 젊은 리더들을 과감히 발탁해 쇄신 의지를 천명한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DX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첫 1970년생 사장으로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너 일가인 이부진(53)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중 첫 1970년대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조만간 이어질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40대 부사장 17명을 새롭게 배출하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21년에는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통합하고 임직원 승진 때 ‘직급별 체류 기간’도 없애는 등 나이와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인사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관료 출신인 김원경 글로벌퍼블릭어페어(GPA)실장을 사장으로 과감히 발탁한 것도 조직 내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 사장단 이하 임원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내년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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