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싱글 몰트 위스키’의 올해 경매 낙찰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1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로 명품 수요가 위축되면서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도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한 스코트랜드 기반 투자은행 노블앤코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이뤄진 8500건의 경매에서 희귀 싱글 몰트 위스키는 평균 2700만 파운드(약 441억 3700만 원)에 낙찰됐다. 희귀 싱글 몰트 위스키는 700ml 혹은 750ml 병당 1000파운드 이상에 팔리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의미한다.
희귀 싱글 몰트 위스키는 올해 9월까지 12개월간 평균 경매 낙찰가는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하며 2012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단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타를 맞은 2020년은 제외다. 당시엔 고강도 봉쇄가 세계 전역에서 이뤄지며 경매 낙찰가가 51%나 떨어졌다. 이후 희귀 위스키 경매 시장이 회복하며 지난해 9월만 해도 낙찰가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9% 상승했지만 올 들어 고꾸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FT는 “대체 투자처 가운데서도 흠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손꼽히던 희귀 위스키의 지위가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위스키가 명품 수요 침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증거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로 조니워커·기네스 등의 주류 브랜드를 소유한 디아지오는 11일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축소했다.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 매출이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스카치위스키협회도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3.6%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