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3개월 동안 국내 은행에서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 규모가 4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4조 원을 넘긴 것이다. 부실채권이 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3개월 전보다 1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30일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현황 잠정치를 발표하고 올해 3분기 중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3조 1000억 원, 가계여신 신규 부실이 1조 1000억 원 가량 발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보다 기업여신은 3000억 원, 가계여신은 1000억 원 늘었다.
이때 은행들이 3분기에 3조 3000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면서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3개월 전보다 0.03%포인트 상승한 0.44%로 집계됐다.
부문별 부실채권비율을 보면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이 2분기 말 1.27%에서 3분기 말 1.36%로 0.09%포인트나 치솟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53%포인트나 급등했다. 중소법인 대출 부실채권비율도 직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오른 0.81%에 달했다.
이외 가계 신용대출은 0.48%, 대기업 대출은 0.39%, 개인사업자 대출은 0.33%의 부실채권비율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인터넷은행 3사의 부실채권비율이 0.66%로 가장 높았다. 직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줄었지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토스뱅크의 부실채권비율은 1.27%로 여전히 전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기업은행(1.01%), 전북은행(1.00%)의 부실채권비율도 올해 3분기에는 모두 1%를 넘겼다.
부실에 대비해 은행들이 쌓아둔 대손충당금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24조 7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9000억 원 늘었다. 다만 부실채권 증가폭이 더 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분기 말 226.4%에서 3분기 말 215.3%로 11.1%포인트나 떨어졌다.
금감원 측은 “9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전분기 말 대비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대손충당금적립률도 부실채권비율 상승 등으로 3분기 중 하락했지만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중국·이스라엘 등 대외 불안요인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은행 자산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4분기 중 부실채권 상·매각 등 은행 자체 건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지도하고 취약 부문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