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27)씨가 수십억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재혼 상대였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의 공범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올해 안에는 남씨를 검찰에 넘길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전씨를 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전씨 최측근으로 알려진 경호원 A(26)씨도 지난 23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해 전날 함께 재판에 넘겼다.
A씨는 당초 피해자 행세를 하며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검찰 수사 결과 A씨가 자신 명의의 계좌로 피해액 21억원 이상을 송금받아 관리하고 이 중 2억원을 취득하는 등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씨와 A씨는 자신이 후계자를 사칭한 기업 소유의 5성급 호텔의 VIP룸 및 펜트하우스에 피해자들을 초청해 ‘투어’를 시키며 ‘재벌 3세 코스프레’에 열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극히 일부에게만 발급되는 사용 한도 무제한의 ‘블랙카드’를 위조하기 위해 일반 신용카드를 튜닝해 명품샵 등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전씨는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는 가짜 주민등록증을 확보한 뒤 필요에 따라 남성이나 여성 행세를 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전씨를 검찰에 넘긴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방조 등 혐의를 받는 남씨의 공범 의혹을 집중해 들여다보고 있다.
범행 연루 여부를 살피기 위해 남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도 진행했다. 다만 전씨를 송치한 지 3주가량 지난 이날까지 아직 남씨와 전씨의 추가 대질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경찰은 전씨를 송치한 뒤에도 필요하면 남씨와 경찰이 함께 구치소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질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었다.
경찰은 증거 조사 등을 마친 뒤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되면 대질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씨 관련 수사는 올해를 넘기지 않고 송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