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 들어 폐업한 건설 업체가 500곳을 넘어섰다. 미분양이 늘어난 가운데 시장금리와 공사비 등이 치솟으면서 비용 부담에 내몰린 지역 중견 건설사들의 흑자 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까지 총 509곳의 종합 공사 업체가 폐업했다. 지난 한 해 362건, 2021년 305건을 이미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지난달 28일에는 경남 지역 8위 건설사 남명건설이 기업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남명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올해 기준 847억 원으로 종합 건설 시공능력은 전국 285위, 경남 지역에서는 8위인 업체다. ‘남명더라우’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해 경남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높다.
남명건설은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면서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12억 4000만여 원의 어음을 상환하지 못했다. 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주택 미분양 등 여파로 공사비 회수가 늦어진 영향이다. 남명건설의 공사 미수금 누적액은 총 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남명건설이 시공한 서울 성동구 용답동 장한평역 퀀텀뷰 오피스텔은 2021년 분양을 시작했으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분양 물량을 모두 떨어내지 못하고 있다. 함안 지역의 첫 지역주택조합 정비 사업인 함안 남명 더라우 사업장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에 실패하면서 공사비를 받지 못해 시공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부도가 발생한 대우조선해양과 대창기업·에이치엔아이엔씨·신일 등도 자금 회수가 지연돼 흑자 도산한 사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에 해당하는 건설사는 387개사로 전체의 18.7%에 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