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소외된 우크라戰…EU, 500억유로 재정지원 무산 위기

14~15일 벨기에 정상회의 앞두고

회원국 공동보충 예산 합의 난항

美 600억弗 패키지도 의회 계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일(현지 시간) 하르키우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일(현지 시간) 하르키우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EU)의 500억 유로(약 71조 원) 재정 지원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에 우선순위가 밀려 우크라이나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500억 유로가 포함된 EU 공동 보충 예산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합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재정 지원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 이주 지원금, 기술 투자, EU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이 포함되며 2027년까지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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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계자는 지원 패키지가 최근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의 공식 반대에 더해 최근 극우 정당이 최다 의석수를 확보한 네덜란드까지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최대의 경제국인 독일의 예산 대란도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달 독일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올해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독일 정부는 당장 자신들이 쓸 예산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EU는 4년간 우크라이나에 무기 비용 200억 유로(약 28조 원)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이 독일 등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또 내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100만 발의 탄약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논의 또한 헝가리의 반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여기에 6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도 의회에 계류돼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FT는 “올여름 러시아에 대한 반격에 실패한 우크라이나에 타격을 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EU 정상회의까지 아직 시간이 있어 타협안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EU 관계자는 “지원안이 무산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과장됐다”며 “우크라이나가 채무 불이행에 빠지도록 놓아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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