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을 했다. 2기 참모진을 소개하는 한편 대통령실과 당의 소통을 강화해 각종 민생 법안 처리와 민생 정책 발굴에 적극 나서자는 취지다. 단순한 상견례 자리라지만 국민의힘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과의 오찬에는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4역’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관섭 정책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 5명의 신임 수석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인 올 10월 18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이 총장은 오찬을 마친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 오찬은) 새로 임명된 대통령실 수석과 국민의힘 지도부 사이의 상견례 성격”이라며 “어려운 민생과 정책 예산을 챙기는 데 당과 대통령실 사이의 원활한 소통 체계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부산 발전을 위해 가덕도신공항, 북항 개발, 글로벌 국제 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해졌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른 지역 민심 달래기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보다 신속히 할 수 있도록 야당에도 협조를 구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께서 특별히 정치와 관련된 말씀보다는 민생 현안과 앞으로 민생 법안의 처리를 당부했다”며 “2기 참모진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정책을 많이 발굴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교통정리를 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날 김 대표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5일 의정보고회에서의 본인 발언(‘윤 대통령과 하루 3~4번도 통화한다’)과 관련해 “우리 대통령에 대한 왜곡된 시각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보수당의 어떤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소통이 잘되는 분이니 오해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하며 윤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