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손경식 "기업 현실 고려한 ESG 공시기준 필요…의무화 연기 환영"

2023년 제2차 ESG경영위원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참석

손 회장 "명확한 지침 제공해 혼선 줄여야"

김 부위원장 "도입 초기엔 제재 최소화 검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우리 기업의 현실을 고려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 회장은 7일 경총이 주최한 2023년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 참석해 “ESG 공시를 요구하는 국제적 추세에 대응하는 데 기업과 정부가 따로일 수 없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면서도 우리 기업 현실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공시기준과 항목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SG 경영위원회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10대그룹을 포함한 주요그룹 사장단급 대표 18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해 ESG 공시 활성화 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산업계 현장과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손 회장은 현재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마련하고 있는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제시한 ESG 공시기준은 각국의 다양한 사정이 반영되는 관계로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기 마련”이라며 “국내 기준은 이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기업의 우려와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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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2023년 제2차 ESG 경영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2023년 제2차 ESG 경영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제공=경총


최근 금융위가 ESG 공시 의무화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한 것을 손 회장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했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요 공급망이 주로 개도국에 위치한 상황에서 당장 신뢰성이 담보된 ESG 연결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ESG 공시 의무화는 개도국 상황도 함께 모니터링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주요그룹의 ESG 공시 준비 상황을 경청하고 기업의 ESG 경영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부위원장은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ESG 공시 규제 강화로 대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우리 중소기업들도 간접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ESG 공시 의무화와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제도에 점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고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재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위원들은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범정부 과제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중견·중소기업 배출량 공개 전용 플랫폼 조기 구축을 비롯해 ESG 검·인증 시장 육성 등 공시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유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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