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30개월째 뛰어넘은 가운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한 포장마차형 술집이 먹거리가 가격에 비해 부실하다는 지적이 온라인 상에서 제기됐다.
7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압구정 물가 미쳤다'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글쓴이는 "인플루언서들이 개업한 압구정 술집인데 물가가 진짜 미쳤다"면서 "반건조 오징어 하나에 땅콩 뿌려놓고 1만9000원, 가래떡 몇 개 들어있는 떡볶이가 2만원이다. 한 상이 거의 4만원"이라고 적었다.
그는 "아무리 압구정이어도 플라스틱 의자 테이블 깔아놓고 음식 물가 진짜 미친 거 아니냐"면서 "어차피 돈 많은 인플루언서들이나 인스타(그램) 하는 사람들이 가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이 술집은 건물 옥상에 차려진 포장마차 콘셉트의 술집으로 지난 9월 말 개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인테리어도 포장마차와 흡사한데 길거리 포차처럼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하고, 일회용 수저를 사용한다. 초록색 플라스틱 접시에 비닐이 씌워진 채 음식이 담겨 나온다.
글쓴이가 게재한 사진과 점포의 메뉴판을 확인해 보니 떡볶이는 가래떡 네 줄과 어묵 여러 점이 섞여 나온다. 손님이 가위를 이용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먹는 방식이다.
이곳의 다른 음식 가격은 △두부김치·순대볶음·오꼬노미 치즈계란말이 2만3000원 △해장라면 △잔치우동 9000원 △참치마요 주먹밥 8000원 △떡꼬치 6000원 △피카츄 튀김(2개) 5000원 △소주나 맥주 7000원이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와 진짜 날강도들이다", "예쁘게 꾸며놓은 카페는 그러려니 하는데 이런 데는 왜?", "얼마 안 가서 망할 듯", "떡볶이 양과 질이 너무 안 좋다", "물가가 아무리 미쳤다 해도 이건 아니다", “압구정 술집이 다 저러진 않다. 저기가 유독 이상하다”, “물가가 미친 게 아니라 저 가게가 미친 것”처럼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다만 다른 이는 "압구정은 수십 년 전에도 그랬다", "20년 전에도 강남 떡볶이는 1만5000원 정도였다"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먹거리 물가 상승 폭은 전월보다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소비자물가 중 대표 먹거리 지표인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을 30개월 연속 웃돌았고 가공식품은 24개월째 상회 중이다.
또 최근에는 안정세를 보이던 농산물 물가마저 큰 폭으로 올라 먹거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부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9.48로 지난해 동월보다 5.1% 올랐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3.3%)보다 1.7%포인트, 외식은 1.5%포인트 각각 높다.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도 4.8%로 전월(4.8%)과 같았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고려하면 10월 4.77%에서 지난달 4.83%로 소폭 높아졌다. 이로써 외식 물가 상승률도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둔화세가 지속되다가 지난달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3.3%)보다 1.7%포인트, 외식은 1.5%포인트 각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