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는 추세입니다. 김치·쌈장, 반려동물 사료도 앞으로는 멸균팩으로 판매될 수 있을 겁니다.”
알레한드로 카발(사진) 테트라팩 한국 및 일본 지사 대표이사 겸 사장은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포장재 시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구에 가장 덜 유해한 포장재는 종이”라고 단언했다. 자사 멸균팩에 들어가는 플라스틱도 사탕수수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식물 기반 폴리머를 적용한 테트라팩 제품은 전 세계 기준 2019년 13억 개에서 2022년 88억 개로 570% 이상 증가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식물성 플라스틱 캡이 달린 테트라팩 포장재가 2020년부터 현재까지 1억 80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알루미늄도 식물성 플라스틱 또는 종이 소재로 바꿀 계획이다. 카발 사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제품당 탄소배출량을 20~50%가량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테트라팩은 전 세계에 매년 종이팩 약 2000억 개를 공급하는 회사다. 2021년 기준 자사 제품의 재활용 비율은 26%였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2300만 유로(약 326억 원)를 투자해 수거·재활용 인프라를 마련한 덕분이다. 전 세계 재활용 시설 수는 2022년 170개에 이른다. 폴란드에서는 현지 기업들과 손잡고 연간 7만 5000톤 분량의 종이팩을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SK지오센트릭·매일유업·주신통상과 손잡고 멸균팩의 폴리알(플라스틱·알루미늄 복합소재)을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3000톤 규모의 폴리알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발 사장은 “한국에서도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와 함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는 한국의 멸균팩 재활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2021년 출범한 바 있다. 카발 사장은 “환경부와도 점점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고 2개월 이내로 더 구체적인 내용들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