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엔비디아 "요즘도 삼성 파운드리 활용하고 있다" [biz-플러스]

엔비디아 CFO "삼성 파운드리 여전히 활용"

8㎚ GPU 생산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中

7·4㎚ 첨단 공정은 TSMC 손에서 생산

최첨단 칩 추가 수주 여부에 업계 관심 집중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 지속적인 협력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가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인텔 등을 꺾고 엔비디아 칩을 추가 수주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8일 'UBS 글로벌 기술 컨퍼런스'라는 행사에서 파운드리 다변화 및 인텔과의 협력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서 삼성 파운드리를 언급했다. 크레스 CFO는 "수많은 훌륭한 파운드리 파트너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TSMC는 정말 대단한 회사이고 진행자도 알다시피 우리는 요즘에도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활용 현황을 공식 석상에서 밝힌 것은 드물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가 세계 1위 TSMC 기술에 밀려 엔비디아의 칩 수주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시장 루머가 도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업계의 흥미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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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엔비디아의 소비자용 GPU 지포스 RTX 30을 수주했다. 8㎚(나노·10억 분의 1m) 공정으로 만드는 이 칩을 현재까지도 삼성전자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엔비디아는 최근 출시한 최첨단 칩 생산 대부분을 TSMC에서 맡기고 있다. 지난해 3월 엔비디아는 RTX 30에 이어 공개한 GPU 차기작 지포스 RTX 40 시리즈를 TSMC 4㎚ 공정 라인에서 생산했다고 공식화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100'과 'A100' 역시 TSMC의 4㎚, 7㎚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크레스 CTO의 발언은 최첨단 GPU 생산의 경우 TSMC 의존도가 높지만 삼성전자에도 여전히 수주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세계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발돋움한 엔비디아 추가 수주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올해 삼성전자는 최고위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 엔비디아 수주 물량 확대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반도체·AI 시장 현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계현 사장, 파운드리를 총괄하는 최시영 사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주 경영진들도 엔비디아 추가 수주를 위해 고객사와 연쇄적으로 접촉했다.

삼성 경영진들이 파운드리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턴키' 수주다. 삼성전자는 7㎚ 이하 칩 제조 라인은 물론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로 다른 칩들을 마치 하나의 반도체처럼 결합하는 패키징 라인을 갖추고 있다. TSMC 등 라이벌 회사들에 비해 원가나 제조 시간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상대로 5세대 HBM3E 성능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GPU 수요가 폭증하자 엔비디아가 더이상 TSMC에만 의지할 수 없게 돼 삼성전자와 협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한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TSMC 외 제 3의 파운드리, 즉 인텔을 선택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크레스 CFO는 "세 번째 파운드리 활용을 당연히 선호한다"며 "다른 파운드리를 추가하는 것을 막을만한 요소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TSMC는 물론 지난 2021년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한 인텔을 견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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