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개 씩 뜯는 재미가 있다."
올해도 유통가에서 '특별한 달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ar)' 얘기다. 이 달력은 1년 365일을 담는 대신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혹은 12월 한 달 간만 사용할 수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하루에 한 개씩 상자를 뜯어 그 안에 든 선물을 열어볼 수 있다. '색다름'과 '펀(Fun)'한 마케팅을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며 패션업계와 뷰티업계, 명품업계들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한정판 상품을 출시한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우수(VIP)고객들을 상대로 '뷰티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물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샤넬, 딥디크, 조말론, 설화수, 에스티로더 등 명품 화장품 29개를 담았다. 연말 한정판인 이 캘린더는 무게만 3㎏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녹색 박스 안에 빨간 옷을 입은 요정이 선물을 주는 듯한 이미지로 캘린더를 만들었다.
가격대가 높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어드벤트 캘린더는 '기다리는(advent)'이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12월 한 달 간 하루에 하나씩 선물을 열어볼 수 있도록 만든 달력이다. 보통 초콜릿이나 미니어처 등과 같은 작은 선물이 들어있는 12월 달력으로 영국 해롯 등 해외 유명 백화점이나 명품 브랜드들은 연말에 자체 어드벤트 캘린더를 만들어 증정하거나 판매한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매지컬 윈터 판타지'를 테마로 강남점에서 단독으로 '입생로랑 뷰티(YSL Beauty) 어드벤터 캘린더'를 100개 한정으로 선보였다. 이는 입생로랑 뷰티가 국내에만 한정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아울러 모바일 어드벤트 캘린더 이벤트를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진행하고 있다. 앱에 접속한 뒤 캘린더에서 당일 날짜를 누르면 식당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권이나 리워드 등을 받을 수 있다.
다른 브랜드와 백화점 간 협업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달 광복점을 비롯한 5개 점포에서 '포켓몬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만 포켓몬 어드벤트 캘린더 한정판을 판매했는데, 당시 캘린더가 큰 인기를 끌며 광복점 판매량이 수도권 점포를 웃돌기도 했다. 광복점 포켓몬 팝업스토어에는 약 4만 명이 다녀갔다.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 뷰티는 몽테뉴 30번가에 있는 디올 하우스 부티크의 외관을 재현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약 24개의 화장품이 들어있는 '디올 홀리데이 어드벤트 캘린더'는 가격이 88만원임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스와로브스키는 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 디즈니 캐릭터와 크리스마스 심볼을 모티브로 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했다. 22개의 오너먼트와 2개의 네크리스, 스티커로 구성된 캘린더는 8각형의 녹색 박스로 구성됐다. 또 어드벤트 캘린더로 유명한 록시땅은 올해 영국 팝 아티스트 스티브 윌슨과 협업해 2가지 라인을 출시했다. 마녀공장은 크리스마스 행복을 판매하는 상점을 콘셉트로 해 국내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한정판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했다.
식품업계까지 어드벤트 캘린더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271560)은 16칸으로 나뉜 '산타하우스 어드벤트 캘린더'를 선보였다. 이 안에는 마이구미 포도 자두 리찌알맹이, 왕꿈틀이, 초코칩쿠키 등 오리온의 인기 간식 11종이 담겼다. 동봉된 스티커로 패키지 겉면의 트리와 눈사람을 직접 꾸밀 수 있어 크리스마스 소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잼으로 유명한 본마망은 스프레드와 꿀 23종이 담긴 어드벤트 캘린더를 출시해 마케팅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시즌과 어울리는 어드벤트 캘린더는 매일 선물을 받는 느낌을 선사한다”며 “본인에게 주기 위해 구매하는 고객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