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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러시아, 개인중립자격 파리올림픽 출전 가능”

벨라루스도 허용…국기·국가 사용 금지·단체전 출전 불허 등 조건

우크라 “올림픽 무기화에 청신호” 반발…러도 “차별적 조건” 불만

파리 조직위 “우크라와 연대…자격 갖춘 선수 맞는 게 우리 책임”

올림픽 오륜기(왼쪽)와 러시아 국기. AP연합뉴스올림픽 오륜기(왼쪽)와 러시아 국기. AP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인중립자격’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내년 7월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고자 하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는 자국 국기를 사용하거나 국가를 연주해서는 안 되고 단체전에 출전할 수 없다. 또 현직 군인과 같이 자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이 없는 선수여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지 의사를 표명해서도 안 된다는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IOC는 8일(현지 시간) 집행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 벨라루스 선수의 파리 올림픽 출전 기준을 확정·승인했다. IOC는 두 나라 국적 선수로서 IOC의 기준을 충족해 현재 파리 올림픽 출전권 확보 경쟁에 나선 선수들을 가리키는 ‘개인중립선수’(Individual Neutral Athletes·AINs)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파리 올림픽 무대에 선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적 선수에겐 AIN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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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는 올해 3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두 나라에 적용한 국제대회 개최 금지와 같은 징계를 유지하면서도 올림픽 정신을 내세워 두 나라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는 출전할 길을 사실상 터줬다. 이날 집행위의 승인은 당시에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AIN은 말 그대로 개인 자격이므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는 올림픽 단체전에는 출전할 수 없다. 또 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 관리들을 올림픽에 초청하지도 않고 올림픽 경기장 출입증도 발급하지 않을 참이다.

우크라이나는 IOC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IOC가 본질적으로 러시아에 올림픽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청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는 모든 자국 및 벨라루스 선수들을 선전전에 무기로 투입할 것”이라며 “모든 동맹국은 올림픽 원칙을 훼손하는 이 부끄러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IOC가 차별적인 조건을 부과했다며 불만을 표했다. 올레그 마티신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이는 스포츠 원칙에 위배된다. 그들은 러시아 스포츠가 아닌 올림픽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파리 조직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올림픽 출전 자격은 IOC의 책임”이라며 “이번 결정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직위는 우크라이나에 연대를 표명하면서도 “우리의 책임은 국적과 관계없이 가능한 최상의 조건에서 자격을 갖춘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이라며 “대회 시작까지 8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것이 주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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