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용차를 독일의 고급 차량인 벤츠 마이바흐로 바꾼 정황이 포착됐다. 벤츠는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수출을 금지한 대북제재 대상 품목이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지난 3일과 4일 평양에서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에 참석한 모습을 방영했다.
영상을 보면 김 위원장이 벤츠 차량을 타고 행사장인 평양체육관에 내리는 장면에서 화면에 자동차 뒷면의 마이바흐 마크가 새겨져 있다. 트렁크엔 S650이 찍혀 있는데 2019년부터 출고된 신형 마이바흐 모델로 보인다. 해당 차량의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기본가격은 3억1540만 원이다.
지난 9월 김 위원장이 탑승했던 차량은 뒷문 후면에 마이바흐 마크가 없고 트렁크에도 S650이라는 글자가 없었다. 앞선 러시아 방문 역시 이전 전용차를 열차에 싣고 가 사용한 만큼 전용차 교체는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탑승한 벤츠 마이바흐 S650은 대당 가격이 수억 원에 이르는 최고급 차량으로 사치품으로 분류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수출 금지 대상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대북제재 결의 1718호로 사치품의 북한 반입을 금지했고 2013년 사치품 범주에 호화 자동차가 포함됨을 명시했다. 2017년에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로 운송수단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다.
뉴욕타임스가 2019년 벤츠 차량의 북한 반입 경로를 추적한 결과, 4개월 동안 5개 나라를 거쳐 북한에 밀수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차량 역시 여러 나라를 경유해 북한으로 밀반입됐을 것으로 분석되면서 허술한 유엔 안보리 대북 사치품 제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