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유럽, 금리인상에 부동산 휘청…주담대 증가율 10년만에 최저

EY "올해 주담대 성장세 1.5%에 그칠 것"

고금리·고물가로 경기둔화, 주택구매 급감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자리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AFP연합뉴스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자리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AFP연합뉴스




높은 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의 주택담보대출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회계법인 EY가 올해 유럽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성장세가 1.5%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4.9%)에 비해 3%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EY는 내년에도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성장세가 2.4%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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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주택담보대출이 감소하는 가장 큰 배경에는 주택 가격 하락이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길어지면서 대출 부담에 주택 구매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이는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로존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 떨어졌다. 유로존 주택 가격의 하락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집값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독일로 연율 기준 낙폭이 9.9%에 달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각각 7.6%, 6.8% 떨어졌다. EY의 연례 유럽은행 대출 전망 보고서는 “고금리에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가용성이 위축됐다”며 “특히 유럽의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주택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맞물려 가계가 생활비에 쪼들리게 된 상황도 주택담보대출 하락에 영향을 줬다. 기업 활동과 민간소비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갈 자금이 없기 때문이다.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4%, 올해 1분기 -0.1%로 두 달 연속 역성장했으며 올해 2분기에도 0%(직전 분기 대비)로 나타났다. 주요 경제지표인 독일 산업생산은 올 7월 전월 대비 0.8% 줄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당분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할 것으로 예상돼 낮은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9월 이후 4.5%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ECB는 이달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내년 하반기까지 ECB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버트 콜리진 ING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는 이미 침체됐고 더욱 약해지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반적인 경기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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