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4족 보행 로봇 업체 고스트로보틱스(GRC) 인수를 추진하는 LIG넥스원(079550)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반면 폴란드 정권 교체로 방산 계약 무효 가능성이 불거진 현대로템(064350)은 추락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5500원(4.29%) 오른 13만 36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상한가로 마감하며 세운 52주 신고가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앞서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3150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8일 공시한 후 LIG넥스원 주가는 연이틀 상승세다.
LIG넥스원 주가를 끌어올린 건 기관과 기타법인이다. 기관과 기타법인이 각각 96억 원, 11억 원을 순매수한 데 비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약 45억 원, 6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LIG넥스원이 상한가를 기록하기 전 거래일인 8일 개인만 552억 원을 순매수했던 데 비하면 매수 주체가 기관 자금으로 바뀐 셈이다.
기관과 기타법인 등 ‘큰손’이 움직인 배경에는 증권가의 우호적 평가가 있다. 삼성증권은 LIG넥스원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기존(12만 4000원) 대비 21% 상향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무리한 투자가 아닌 기존 산업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4족 보행 로봇 개발 업체로 미군에 납품한 적도 있는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8년 만에 정권이 바뀐 폴란드에서 “전 정부에서 체결한 한국과 방산 계약을 무효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여파로 현대로템의 주가는 하락했다. 현대로템은 이날 1200원(4.28%) 하락하며 2만 6850원에 마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하고 현재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둔 상태다.
다만 현대로템을 제외한 국내 방산주에 폴란드 소식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오전 한 때 4%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오후장 들어 낙폭을 회복해 전날 종가와 같은 12만 8700원에 마감했다. 한국항공우주(047810)도 전 거래일 대비 150원(0.32%) 떨어진 4만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