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철강산업 필수소재 ‘망간합금철’ 담합…과징금 305억 부과

공정위,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4개사 적발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사 관계자가 입찰 전 회의실에 모여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는 모습. 사진 제공=공정위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사 관계자가 입찰 전 회의실에 모여 투찰가격 등을 합의하는 모습. 사진 제공=공정위




철강산업의 필수소재인 ‘망간합금철’ 가격을 10년 이상 짬짜미한 제조업체들이 수백 억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사가 2009년 12월부터 2019년 6월까지 국내 10개 제강사들이 실시한 총 165회 망간합금철 구매입찰에서 투찰가격, 낙찰자 등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5억 37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망간합금철은 철강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부원료로 산소·유황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을 질기고 단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필수 첨가제다. 국내에서 망간합금철 제조하는 업체는 사실상 이들 4개사 뿐이다. 4개사의 합계 매출액은 연간 1600억~1700억 원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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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인도,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 저렴한 수입제품의 국내시장 유입이 늘어난 데다 2009년 9월 포스코가 ‘포스하이메탈’을 통해 페로망간 등의 생산에 뛰어들면서 이들은 담합의 유혹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적발된 4개사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발주한 입찰에 참여하면서 한자리에 모여 각 사의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조율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동국제강 등 중소 제강사의 입찰이 진행되는 동안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투찰가격을 공모했다.

이렇게 국내 모든 제강사의 입찰물량에 대해 입찰결과와 관계없이 일정 비율대로 배분하기로 합의하고 장기간 실질적인 경쟁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물량을 나눠 먹는 카르텔 구조가 만들어졌다. 최종 수주 규모는 각 사의 매출액 등을 고려해 DB메탈(34.5%), 심팩(30.0%), 동일산업(24.5%), 태경산업(11.0%) 순으로 정해졌다.

정창욱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기초소재 분야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유지되어 왔던 담합을 적발·엄중 재재해 철강산업의 합리적인 가격형성과 합금철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소비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기초소재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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