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동훈 비대위' 급부상에 與 반발확산…"정치경험無" "어리석다"

최재형 "민심 가감없이 尹에 전달할 사람 필요"

하태경 "정치력 확인안돼…선대위원장이 적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출입국 이민관리청 신설 방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출입국 이민관리청 신설 방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급부상하자 비윤계 인사들이 17일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비대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친윤계와 비윤계의 힘겨루기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면 마치 구세주처럼 우리 당을 위기로부터 구해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일은 어리석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당 비상의원총회에서 제기된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총선 판도를 바꿔야 한다” 등 ‘한동훈 추대론’을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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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차기 비대위원장의 과제로 △수직적 당정관계 극복 △정쟁 자제·미래 혁신비전 제시 △외연확장을 통한 총선 승리 견인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어제 이발을 하는데 우리 당의 어려운 상황과 비대위원장 선출에 관한 TV 뉴스를 듣던 이발사가 ‘한 사람만 변하면 되는 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라며 “당이 극복해야 할 가장 근본적 문제가 당정의 수직적 관계를 바로 잡는 것이라는 소리로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이런 민심의 소리까지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검사 출신인 한 장관은 당정관계를 정상화하고, 국민들에게 쇄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적임자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힌다.

3선의 하태경 의원도 ‘정치 경험 부재’를 약점으로 꼽으며 ‘한동훈 비대위’를 반대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에 “처음엔 한 장관의 인지도, 지지도가 압도적이고 참신해 ‘비대위원장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주말 동안 깊이 생각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적었다.

그는 “한 장관은 정치 신인 이지만 우리 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다.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 장관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정치 국면에 정치력이 확인된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하고, 한 장관에겐 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이 본인과 당 모두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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