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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반도 상공 주도권 잡기 ‘속도’…‘군사정찰위성’에 이어 ‘공중조기경보통제기’까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北순항미사일, 탐지 조기경보 관심”

“일류신-76 화물기, AWACS로 개조”

“北, 대내선전용 행태” 분석도 있어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소속의 연구원이 엑스(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위성사진. 사진=엑스 캡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소속의 연구원이 엑스(트위터) 계정에 공개한 위성사진. 사진=엑스 캡




북한이 대형 화물기 ‘IL-76’ 수송기를 개조해 일명 ‘떠다니는 지휘소’, ‘하늘의 레이더’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만들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15일(현지시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군 전력 현대화를 통해 한반도 상공에 대한 주도권 싸움에서 한미 군 당국에 밀리지 않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데커 에벨레스 연구원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 최근 평양 국제공항의 정비 격납고 옆에서 대형 물체를 부착한 일류신(IL)-76 한대를 포착했다며 이 화물기를 AWACS로 개조하려고 회전 레이더 장치를 부착한 것으로 추정했다.

AWACS는 비행기에 레이더를 달아 공중에 띄워 탐지 범위 등을 늘린 무기체계다. 지상에 배치된 레이더는 가까울수록 탐지 정확도가 높아지지만, 목표와 멀리 떨어질수록 일정 고도 이하의 목표를 탐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AWACS를 활용하면 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에벨레스 연구원은 NK뉴스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NK프로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순항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 시스템에 분명히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순항미사일 탐지뿐 아니라 러시아처럼 자체적으로 시험 발사한 미사일을 추적하는데 AWACS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최근 미사일을 원격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항공기의 일부를 해체했다며 북한이 이 부품들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북한과 러시아가 AWACS 부품을 거래했다는 직접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북, AWACS로 개조 공사 9월 말 시작“


NK뉴스는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사진 분석으로도 북한 일류신-76 화물기에 새로운 물체가 부착된 사실이 확인된다며 AWACS로 개조하는 공사가 9월 말 시작됐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전 세계 공군은 전자장비 등을 탑재할 공간이 필요하면 기존의 대형 여객기를 개조해서 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군이 운용하는 E-737 ‘피스아이’의 원형은 ‘보잉 737’ 여객기다.

IL-76도 AWACS 버전이 있는데 러시아가 운용하는 기종인 ‘A-50’, 중국이 독자적으로 만들어 운용하는 모델은 ‘쿵징(空警)-2000’이 있다. A-50은 지난 2019년 7월 동해에서 독도 영공을 넘어와 우리 공군 F-15K가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던 모델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정확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IL-76 위에 무언가를 올리고 있다는 모습이 보인다. 이에 대해 전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성능 검증이 어렵고 아직은 기술력이 부족하다 등의 부정적 분석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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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항공우주전문지 한 군사 전문가들은 “안테나를 설치하고 있는 위치는 항공기의 무게중심 근처로 만약 조기경보 안테나라면 해당 위치가 맞다”며 ”완성된 형태라면 안테나의 둘레는 현재보다 2배 정도 커지겠지만 (A-50보다) 레이더가 작아 보이며 현재는 설치하는 과정 중에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전자전기로 개조해, 안테나를 통해 광대역 재밍(전파방해)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들은 “지지대를 올리는 모습은 (AWACS 외에) 별다르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며 “외국의 AWACS와 성능 비교를 할 수 없다는 특성상 대내선전용일 수도 있다”고 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AWACS 개조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다고 해도 성능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다”며 “러시아의 도움이 없이는 쉽지 않고 러시아의 도움이 있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일류신(IL)-76 화물기. 사진=위키피디아북한의 일류신(IL)-76 화물기. 사진=위키피디아


양욱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정찰위성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AWACS로 개조되는 특수 목적 비행기는 지상통제소와 통신을 중계하는 등의 역할도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북한이 어떤 형태의 특수 목적 항공기로 개조하는 것에 상관 없이 중요한 부분은 제대로 날아다니며 운용할 능력을 갖고 있느냐는 점이다. 항공업계를 이를 검증하는데, ‘감항인증’'이라고 부른다.

한 항공 전문가는 “기존 항공기를 개조해 특수목적기로 만들려면 감항인증이 필요한데 제대로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개조된 항공기 비행제어가 매우 어려워 대충 개조하는 식으로 선보였다간 추락할 수 있다”며 “한국도 현재까지는 감항인증 역량이 완전하게 갖춰지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전했다.

“러시아 기술지원, 공중조기경보기 개조”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북한이 이를 극복할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내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북한은 9월 북러정상회담 이후로 최근 러시아와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11월에는 3차례 시도만에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리는 실력을 발휘했다. 따라서 A-50에 쓰인 여러 기술들을 러시아가 제공하면 북한 자체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보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러한 개조 작업이 정말로 특수목적 항공기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혹은 한미 정보당국을 속이기 위한 기만책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여러 정황으로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다. 군 소식통은 “AWACS로 운용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 보이지만 북한이 그럴 만한 기술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일단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8월 말 러시아 화물선와 러시아 군항 등을 통해 새로운 선적 작업을 꾸준히 실시해왔다. 미국은 북러가 이 항로를 통해 불특정 군사장비와 군수품을 거래했다고 비난해왔다. 게다가 러시아는 최근 몇 달 간 공군 여객기를 이용한 북한 방문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북러를 오간 여객기에는 “협력과 무기 또는 장비 교환 논의와 관련된 대표단을 포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NK프로는 짚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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