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한 6세대 이동통신(6G) 후보 주파수 3종이 전파 분야 국제회의에서 채택됐다. 전 세계가 6G 상용화에 필요한 주파수 대역을 발굴 중인 상황에서 이번 채택을 통해 한국은 관련 논의의 주도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달 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 한국 대표단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7일 밝혔다. WRC-23는 162개국 정부와 전문가 약 3800명이 참여해 주파수 국제 분배를 위한 국가 간 논의를 하는 국제 행사다.
한국은 과기정통부, 국방부, 국립전파연구원, 삼성전자 등 국내 민·관 전문가 49명이 대표단을 구성해 이동통신·위성·해상항공·과학 등 총 23개 의제의 국제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먼저 제안한 4개의 6G 후보 주파수 대역 중 3개가 최종 채택되는 성과를 냈다. 4.4-4.8㎓ 일부, 7.125-8.5㎓ 일부, 14.8-15.35㎓ 등 총 2.2㎓ 대역폭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6G 기술 개발과 표준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와이파이 서비스도 고도화한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6㎓ 대역을 와이파이에 사용 중인데, 양국 공조를 통해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규칙에 6㎓ 대역에서의 와이파이 이용을 명시한 것이다. 이를 통해 6㎓ 대역에서 와이파이 서비스가 전파 혼간섭 없이 안정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WRC-23를 통해 항공교통관제용 주파수가 위성용으로 새로 분배되는 등 해상 및 항공분야에서의 인명 안전 기능도 강화됐다. 특히 한국 대표단은 위성을 이용한 긴급구조요청(SOS) 문자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미국·프랑스 정부 및 글로벌스타 등 글로벌 서비스 업체와 협력 논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항공기와 선박에서 위성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손쉽게 제공하는 ‘이동형지구국(ESIM)’의 운용 조건도 마련됐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디지털 심화 시대에 대비해 이번 WRC 결정에 따른 주파수 분배 등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해 신산업 창출을 통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확대와 공공안전 강화 등 국민편익 증진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