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밤에 아프면 약도 못사나…서울 공공야간약국 운영 종료 ‘시끌’

서울시, 예산 문제로 내년 사업 종료 안내

복지부 본 사업까지 야간 의료공백 불가피

서울시 "예산 지원받는 공공야간약국 19%"

야간에 문 연 약국. 연합뉴스스야간에 문 연 약국. 연합뉴스스




늦은 밤 또는 공휴일에 약을 구입할 수 있었던 서울시 공공야간약국이 당장 다음달부터 전면 중단된다. 의사 인력난으로 수도권 소재 대형 병원들이 줄줄이 소아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의 야간 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시와 의약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18일 각 자치구에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종료를 안내하는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는 서울시가 2024년 공공야간약국 운영 사업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업 종료일은 올해 12월 31일로 정해졌다.



공공야간약국은 시민들이 평일, 주말, 공휴일 야간에도 안전하고 올바르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영하는 약국이다. 시는 2020년 9월부터 공공야간약국을 지정·운영해 왔다. 현재 25개 자치구에서 총 33곳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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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시 예산은 올해보다 약 1조 4000억 원이 줄어든 45조 7405억 원으로 확정됐다. 세수 감소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공공야간약국을 비롯한 일부 사업의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는 약사법 개정으로 보건복지부가 공공심야약국 본사업을 시행하는 2025년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사업 재개가 가능할 것을 내다봤다.

복지부의 본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당장 내년 1월부터 1년 여 기간 동안 야간 의료 공백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약사 단체는 시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 접근성을 무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는 시민들이 늦은 밤 의약품을 구할 길이 막혀 비싼 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잘 운영된 공공야간약국을 하루 아침에 문 닫게 만들어 응급실 갈 형편도 없는 서민들의 민생고 해결과는 완전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서울시외 시의회는 민생 예산을 실종시킨 후폭풍을 나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며 "이제라도 정부가 시행할 공공심야약국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후속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설명자료에서 "서울 시내에서 밤 10시 이후까지 운영 중인 약국은 총 177개소이고, 이 중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 중인 공공야간약국은 33개소"라며 “예산 지원받는 공공야간 약국은 전체의 19%의 비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 중 어린이용 해열제, 종합감기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등 13개 품목은 이미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편의점 7354곳에서 구매 가능해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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