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전문몰시장 침체…별걸 다 파는 패션플랫폼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버티컬 플랫폼' 전략 펼쳤지만

시장 정체에 이용자 계속 감소

푸드·콘텐츠까지 카테고리 확대





한때 ‘전문몰’을 지향했던 패션 e커머스 업계가 사업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종합몰화’하고 있다. 특정 카테고리 시장에서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뷰티, 라이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영역 확대가 패션 e커머스의 정체성을 무너뜨려 결과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조 원으로 전년 동기 180조 원 대비 11.7% 늘었다. 종합몰과 전문몰 거래액이 각각 123조 원, 78조 원으로 8.8%, 16.4% 증가했다.



전반적인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증가했지만, 패션 플랫폼 업체들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소비 심리가 얼어 붙으며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후죽순 생겨난 e커머스 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되며 마케팅, 영업비용, 인건비 등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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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데이터 시장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무신사를 제외한 ‘3대 여성 플랫폼’으로 꼽히는 에이블리·지그재그·브랜디 등의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에이블리는 38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고, 지그재그는 303만명으로 370만명대를 유지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70만명 가까이 이탈했다. 브랜디 역시 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에이블리·지그재그·브랜디 등은 수 년 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운영사인 카카오스타일, 브랜디는 지난해 각각 744억원, 521억원, 32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그동안 패션 e커머스 업체들은 버티컬 플랫폼 전략을 취해왔다. 버티컬 플랫폼은 뷰티면 뷰티, 세대면 세대 등 특정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서비스 플랫폼을 의미한다. 하지만 패션 e커머스 업체들은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수 년 째 적자를 면치 못하자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자체브랜드(PB) 사업을 키우는 가 하면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식이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를 내세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가 하면 뷰티·골프·리셀·명품·키즈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대했다. 무신사는 향후 35~45세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패션 서비스를 오픈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그재그는 뷰티, 리빙 등 스타일 전 영역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했고, 에이블리는 뷰티, 패션 등 스타일을 기반으로 라이프, 푸드, 대체음악, 웹소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전방위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푸드 카테고리에서는 유튜브,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는 간식과 상품들을 구비했다. 또 이르면 연내 웹소설 서비스도 오픈할 계획이다. W컨셉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첫 PB 전문관 ‘레이블’을 선보이고, 신세계(004170) 계열사의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패션 e커머스 업체들의 버티컬 전략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션 e커머스 기업들이 불어난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다변화하고 있는데 사실상 ‘돈 되는 것은 다 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e커머스 기업들의 국내 진출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정체성마저 잃게 되면 수익성 개선은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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