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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물건에 예술의 숨결 채우다

■ 서울공예박물관 '만년 사물'展

친환경 재료·산업폐기물 재활용 등

지속가능성 고민, 예술품에 담아내

고려아연 10년후원 '금속공예가상'

역대 수상자 18명 작품 한자리에

‘만년 사물’ 전시 모습.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만년 사물’ 전시 모습.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




옻칠한 빨래 바구니, 손으로 직접 조각한 시계 나사, 은사를 코바늘로 꿰어 만든 샹들리에….



일상의 물건을 모두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은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쓸모 없는 물건을 대규모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시대에는 환경에 반하는 시스템이다. 그러한 사물은 대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끊임없이 지구를 해치고, 오래 쓰지 못하고 버려진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만년필처럼 오래 사용하고, 후대에 물려줄 수도 있는 공예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속가능성은 오늘날 모든 예술인들의 고민이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물을 만들어내는 공예 작가들에는 더욱 중요한 고민이기도 하다.



이같은 공예작가들의 고민이 담긴 지속가능성 예술품으로서의 공예 전시회 ‘만년 사물'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고려아연이 10년 간 후원해 온 ‘올해의 금속공예가상’의 역대 수상작가 18인의 대표 작품과 신작을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공예를 통한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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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금속공예가상’은 2013년 처음 시작된 우리나라 금속공예 분야의 유일한 작가상으로, 고려아연은 상금과 운영비 등을 기부하면서 한국 현대금속공예분야에서 창작 기반 조성에 기여해 왔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서울공예박물관과 손 잡고 전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격년으로 전시프로젝트도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금속 공예작가 18인은 전지구적 화두인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공예가의 작품과 일상에서 발견되는 공예적 제작·생활방식을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소비·일상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공예를 제시한다.

박지은의 다 쓴 틴케이스를 재활용한 브로치.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박지은의 다 쓴 틴케이스를 재활용한 브로치.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


‘만년사물’ 전시 모습.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만년사물’ 전시 모습. 사진 제공=서울공예박물관


첫 전시 구역인 ‘물질을 탐구하다’에서는 금속공예가들이 새롭고 친환경적인 재료를 선택해 그 물성을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들은 자연에서 얻은 원석이나 나무 등을 활용해 가치있는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되살리고 덜 버리다’ 구역에서는 산업폐기물과 사물을 재활용해 전혀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공예가의 작업을 소개하는데, 페인트 대신 옻칠로 아름다움을 더한 작품, 버려진 사탕 케이스를 활용해 만든 목걸이 등이 단지 재활용 제품이 아닌 예술성을 가미한 작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 ‘일상에 기여하다’ 구역에서는 물건의 쓰임이 일상에 윤기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예가들의 작업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작환경을 생각하다’ 구역은 스스로 원예를 하는 작가가 만든 삽 공예품이나 직접 만든 시계 나사 등을 보여주며, 삶에서 지속가능성을 꾀하는 예술가들의 노력을 엿본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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