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순금(24K)으로 만든 제품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투자 목적을 겸한 소비 현상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고공 행진중인 금값은 내년 이후에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GS샵 쥬얼리 브랜드 ‘제메이스’에서는 순금 장신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지와 목걸이, 귀걸이를 포함한 순금 장신구 주문액은 지난해보다 130% 크게 늘었다. 반면 합금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순도가 낮은 18K와 14K로 구성된 상품은 각각 30%, 13% 오히려 감소했다. 주문액 순위권에도 순금이 들어간 팔찌와 목걸이, 귀걸이가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런 현상은 투자 목적을 겸한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은 경기침체 때마다 수요가 몰리는 대표적 품목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시사하자 국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금 시세의 형성에는 환율을 비롯한 거시경제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일반적으로 값은 오른다. 국내의 경우 19일 시세는 지난해보다 약 12% 높은 g당 8만 4900원선에서 형성됐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순금 장신구는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향후 차익 실현을 염두에 둔 소비가 가능하지만 합금의 경우는 환매 시 가치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순도 높은 금 관련 상품을 찾는 현상이 관측된 건 다른 홈쇼핑사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이 지난달 21일 내놓은 ‘프리엄골드’ 순금 목걸이와 반지 등은 5000세트 이상이 빠르게 판매됐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이달 들어 공식 온라인몰에서 골드바 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관련 상품의 방송 편성을 늘리고 있다. 일례로 롯데는 이미 9월 이후 순금 상품 편성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확대한 상태다.
금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자판기에서도 지속적인 판매가 발생하고 있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이점 덕이다. GS리테일이 지난해 9월부터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도입한 금 자판기는 최근 누적 매출 35억원을 기록했다. 자판기는 14곳의 GS25 매장과 GS더프레시 18점에 설치돼있다. 서울 용산점과 왕십리점 두 곳에 있는 이마트 금 자판기를 통해서도 매월 꾸준한 매출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