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만파식적] 북극 패권 경쟁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경제·군사 안보 확보를 위한 북극 쟁탈전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러시아·핀란드·노르웨이 등 8개 국가가 영유권을 확보한 북극이 주목받는 것은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2008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극에는 전 세계 매장량의 13%가량인 약 90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 또 천연가스 매장량은 47조 ㎥에 달해 전 세계의 30%에 이른다.



군사기지 요충지로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극은 미사일 발사 때 미국·러시아 간 최단 경로다. 이에 러시아는 2019년 북극에서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장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진행했다. 최단 경로로 미국 방어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미사일 공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러시아는 또 2021년 관측용 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최근 두 번째 위성까지 쏘아 올려 북극 지역을 15분마다 관찰하고 있다. 앞으로도 2031년까지 북극 관측용 위성 2개를 추가로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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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북극 패권 경쟁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기존 북극권정책위원회 조정관직을 ‘북극권특사’로 격상한 뒤 임명해 러시아 견제에 나섰다. 백악관은 올 10월 “미국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향한 위협 등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할 것”이라며 ‘북극 10개년 전략’도 발표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한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과 방위협력협정을 맺으면서 대(對)러시아 방어선을 구축하는 중이다.

미국·나토 동맹국들의 관심이 북극권 내 러시아의 군사력 증가에 쏠리고 있다고 미국 CBS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CBS는 군사력 증강으로 북극에서 운영 중인 러시아의 군사기지 수가 미국·나토의 기지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우리도 북극 개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범정부 차원에서 치밀한 전략을 세워 공략해야 한다. 또 북극 연구개발(R&D) 예산 확대와 국제 공동 협력 연구를 통해 북극 자원 활용 자격 등을 얻어 에너지·자원 확보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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