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헤일리 상승세 심상찮다…트럼프 '부통령' 제안 검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뒤를 바짝 따라잡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부통령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2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선거 캠프 외부의 주요 인사들에게 “헤일리 전 대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특정 인사에 대해서 묻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최근 헤일리 전 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최근에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잡았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인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33%)과 헤일리 전 대사(29%)의 지지율 격차는 4%포인트였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4%포인트다. 전국 단위 조사에서 50~60%의 당내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공화당 유력 대권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격차가 여론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는 애증의 관계를 갖고 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때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맞수였던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당시 주지사를 공개 지지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그녀를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도계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를 발탁한 것은 트럼프 정부의 인종·성 다양성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공화당 통합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전략적으로 손잡았던 이들 관계는 지난 대선에서 다시 냉각됐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키자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역사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