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순결을 강조하던 남편이 수억원대 빚과 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실을 숨긴 채 결혼한 후 혼인 파탄 책임을 아내에게 돌리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A씨는 현재 별거 중인 남편과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 산정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친구의 소개로 남편 B씨를 만났다. 하지만 얼마 뒤 이별했고 A씨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다른 남성과의 만남 약속을 잡게 됐다. 놀랍게도 맞선 자리에 나온 남성은 B씨였다. 운명이라고 여긴 두 사람은 1년간 연애한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B씨는 연애 기간 내내 “널 지켜주고 싶다”며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그 말이 와 닿지 않았지만 남편을 존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하다”며 “신혼여행 첫날밤에도 남편은 성관계를 시도하는 듯하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중단했다. 둘째 날에는 쑥스럽다는 이유로 셋째 날에는 제가 돌아누워 자고 있다는 이유로 그냥 잤다”고 밝혔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뒤로도 부부 관계는 없었고 답답했던 A씨는 그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B씨는 “의류 사업하다가 매출 부진으로 빚 8억이 생겼다”며 “신경이 예민해져 성관계하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A씨는 B씨에게 빚이 있다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그는 양가 부모에게 문제를 알려 함께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B씨는 ‘심인성 발기부전’이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B씨는 약 복용을 거부했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A씨는 이별을 고한 뒤 친정으로 갔다.
A씨는 “남편은 제가 여기저기 몸 상태를 알리고 다녔다는 이유로 재결합 뜻이 없고 오히려 제게 귀책이 있다고 한다”며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여서 재산분할은 어떻게 되는냐”고 물었다.
이에 김언지 변호사는 “사실혼은 법률혼과 마찬가지다. 혼인신고만 안 했을 뿐 사실혼 배우자도 민법상 동거, 부양, 협조, 정조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 없이 헤어지자고 합의할 수 있지만 혼인 기간 부부공동재산형성에 대한 기여 등에 따라 재산분할이 가능하다. 혼인 관계 파탄에 책임 있는 자에게 위자료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혼인 파탄의 책임에 대해서는 “B씨의 발기부전 진단 사실을 공개한 A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근본적이고 주된 책임은 결혼 이전에 거액의 빚을 지면서 발기부전 상태에 이른 사정을 미리 알려주거나 사후에라도 솔직히 고백해 협력을 구하지 않고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B씨에게 있다”고 설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