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덕담 뒤 날 세운 '한동훈·이재명' 상견례…'총선 셈법' 놓고 수싸움 전망

韓-李, 16분간 선거제·민생법안 처리 논의

덕담 오가며 '김건희 특검법' 등 쟁점 빠져

韓 "특검법은 명백한 악법" 강경 대응 예고

與, 초선 사무총장·원외 여연원장 등 인선 발표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권욱 기자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권욱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내년 총선을 이끌 거대 양당의 수장으로서 첫 정식 대면을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야권이 강행 처리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펼쳤던 양측의 상견례는 논쟁을 자제한 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회동 직후 “특검법은 총선용 악법”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해 ‘총선 셈법’을 둘러싼 여야 간 치열한 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청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와 약 16분간 회동하고 선거제도와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한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검찰 상급 기관인 법무부 장관 시절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에게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던 한 위원장은 이날 첫 회동에서만큼은 발언 수위를 낮췄다.



한 위원장은 접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양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국민과 상생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정치를 하자는 말을 분위기 좋게 나눴다”며 “서로 간에 진행되는 민생 법안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을 터놓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논의하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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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동에서 이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전세사기 피해 특별법 통과를 위해 협력해달라고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대표실을 나온 한 위원장도 ‘투사’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시 전략을 묻는 질문에 “그 법은 총선을 뒤덮고 국민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겠다는 명백한 악법”이라며 “거부권은 국민을 위해 당연한 것”이라며 기존의 강경 대응 기조를 재차 밝히며 날을 세웠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역린’인 ‘김건희 특검법’은 대화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 10명 임명 안건을 의결하고 주요 당직을 새 얼굴로 채우며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을 본격화했다. 비대위원 구성에 이어 주요 당직자 역시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난 ‘파격 인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내년 총선에서 공천 실무 작업을 담당할 신임 사무총장에는 충청권 초선인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이 발탁됐다. 사무총장직은 당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데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당연직 부위원장을 맡는 실세 자리로 통상 재선 이상 의원이 맡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앞선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서도 경찰 출신의 재선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과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사무총장을 지냈다. ‘경찰·영남’ 일색의 지도부 이미지를 탈피하고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충청권 여론’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장 의원을 임명한 배경에 대해 “행정(교육부 사무관), 사법(판사), 입법 모두를 경험했고 국민 삶과 밀접한 교육공무원까지 지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임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원내 인사가 맡았던 관행을 깨고 홍영림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가 낙점됐다. 한 위원장의 ‘입’ 역할을 맡을 비대위 대변인에는 당 인재영입위원회 영입 인재 명단에 포함됐던 YTN 출신의 호준석 전 앵커가 내정됐다.


이진석 기자·김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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