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큰 무대서 경쟁 준비됐다…좌절조차 값진 경험될 것"

■LPGA 진출 앞둔 '다승왕' 임진희

늦깎이 입문해 올해만 4승…수년간 휴대폰 없이 맹연습

내달 25일 美 데뷔전 "내년 신인상 목표로 최선의 플레이"

임진희. 사진 제공=KLPGA임진희. 사진 제공=KLPGA




임진희. 사진 제공=KLPGA임진희. 사진 제공=KLPGA


임진희. 사진 제공=넥스트스포츠임진희. 사진 제공=넥스트스포츠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는커녕 상비군 경력도 없던 그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201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했지만 여전히 무명에 가까웠다. 매년 시드전에 끌려가야 했고 2020년에는 시드를 잃고 2부 투어를 뛰었다. 그 뒤로 3년여. 통산 6승이나 쌓은 그는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새로운 불꽃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KLPGA 투어 4승을 올려 다승왕을 차지하고 박수 칠 때 더 큰 무대로 향하는 임진희(25·안강건설) 얘기다.

최근 인터뷰한 임진희는 “전 세계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혹독한 좌절도 겪고 짜릿한 성취도 얻으며 폭넓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자 한다”며 “미국 무대에 잘 적응해서 내년 신인상을 목표로 제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했다.



임진희의 2023년은 그야말로 숨 가쁘게 흘러갔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고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도 정상에 섰다. 2021·2022시즌에 1승씩 올린 뒤 데뷔 후 처음으로 기록한 ‘다승’이었다. 10월에는 상상인·한국경제TV 오픈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11월 시즌 최종전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4승을 쓸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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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0개 대회 가운데 2개밖에 쉬지 않은 임진희는 시즌 뒤 곧바로 미국으로 향했다. 이달 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 출전을 위해서였다. 6라운드로 치러진 이 대회에서 임진희는 공동 17위에 올라 빛나는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20위 안에 들면 내년 LPGA 투어 풀시드권자다. 미국 무대 데뷔전은 다음 달 25일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이다.

임진희는 ‘늦깎이 골퍼’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방과후 수업으로 1주일에 두 번 골프채를 들었을 뿐이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고교 1학년 때다. 함평골프고에 진학하면서 선수의 길을 걸었다. 출발이 늦었다는 생각은 남다른 연습량의 동력이 됐다. “정규 투어 데뷔 전에는 연습 시간이 충분해서 먹고 자는 시간 빼고는 연습과 체력 운동을 했다”는 임진희는 “지금은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 경기 끝나고 돌아오면 체력 운동하고 샷 점검, 쇼트게임으로 하루를 정리한다”고 했다. 개인 휴대폰도 사용하지 않던 임진희는 올해 휴대폰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거의 쓰지 않는다. “다른 용도는 없고 LPGA 투어 공지 사항 확인용으로 사용 중이에요.”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임진희. 서울경제DB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임진희. 서울경제DB


임진희의 ‘연습 벌레’라는 별명은 뜻밖의 장소에서도 확인됐다. 지난달 KLPGA 대상 시상식에서다. 검은색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의 시선은 ‘반전 근육’에 쏠렸다. 임진희는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근육을) 키웠던 것은 아니고 시즌 중에 경기 마치고 마무리하는 정도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했다”며 “겨울 훈련 때는 전체 운동의 한 부분으로 구성해서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한 해를 뒤로하고 임진희는 곧 미국으로 출국한다. “일단 비거리와 체력적인 부분을 보강하겠다”는 그는 “무엇보다 미국이 겨울 훈련 때만 잠깐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계속 지낼 곳이 됐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약속했다. “한국에서처럼 ‘진심·겸손·최선의 골프’를 하겠습니다. 골프 팬들이 저를 ‘진심으로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정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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