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올해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운송주가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늘어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KRX 운송지수가 13.97% 급등하면서 육해공 운송 업체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하림그룹이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벤트가 있었지만 HMM(011200)이 한 달간 26.4% 급등해 1만 9580원으로 마감했고 CJ대한통운(000120)(12.47%)과 대한해운(005880)(10.4%)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항공(089590)(8.31%)과 대한항공(003490)(6.46%)도 지난달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 업계는 유가 상승세가 꺾인 것이 운송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며 투자심리를 복돋운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현지 시간) 0.17% 하락한 배럴당 7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만 21.08% 하락했다. 올해 3월 인도될 북해산 브렌트유도 내림세를 지속해 지난달 29일 배럴당 77.04달러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4분기에 18%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최근 미국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예상보다 더딘 중국 경기 회복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로 늘고 있는데 중국 등의 경기 회복세는 더뎌 유가 하락세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기존보다 배럴당 10달러 낮춘 70~9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리는 데다 앙골라의 탈퇴로 OPEC의 결속력도 떨어져 국제유가의 반등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지난달 발표한 국제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WTI와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10% 이상 낮춰 잡았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에 따라 비용 부담이 줄고 있어 운송주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10% 넘게 늘며 5000억 원 돌파가 예상되는 CJ대한통운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