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초등 입학생 30만명대 추락, 교육재정교부금 수술 시급하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취학 대상 아동 41만 3056명 가운데 취학 유예·면제 등을 제외하면 실제 취학 아동 수는 30만 명대 중후반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2004학년도 65만 7000여 명에 달했던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저출산 현상으로 취학 대상 아동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2026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동은 30만 2676명에 불과해 취학률(90%)을 고려하면 입학생 수는 20만 명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난해 출생 등록된 아이 수는 23만여 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할 즈음에는 취학 아동이 10만 명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취학 아동이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초중고 교육을 위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매년 늘고 있다. 경제 규모 확대와 물가 상승에 따라 내국세의 20.79%로 구성되는 교육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초중고 학령인구 1명 당 교육교부금이 올해 1207만 원에서 8년 뒤에는 3039만 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시도 교육청에는 이미 예산이 남아돌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17개 교육청이 보유한 기금 규모는 21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일부 교육청은 남는 돈을 소진하기 위해 교직원들에게 출산 축하금을 지원하고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노트북PC를 지급하는 등 돈 잔치를 벌인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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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은 비어가고 있는데 교육교부금은 넘쳐나고 도덕적 해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새해 예산안에 따르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1조 6000억 원에 이르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은 필요한 곳에 적시에 사용해야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학령인구 감소를 감안해 교육교부금의 용도를 넓혀 대학 교육 정상화, 저출산 해결, 초격차 기술 개발 등에 투자하도록 조속히 제도를 수술해야 한다. 내국세에서 교부금으로 배정하는 비율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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