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AI룰에 성패 달렸다…中 기업 2배 늘리자 美 '2개의 방패'로 맞서 [CES 2024]

◆'독식' 위한 기술패권 경쟁 치열

제도·정책 등 'AI룰' 쥐려는 美

中은 1115개 기업 참가로 맞불

전체 4300곳 중 AI분야 913곳

각국 테크기업 합종연횡도 가속

9일(현지 시간) 열리는 CES 2024 개막을 앞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SK가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서종갑 기자9일(현지 시간) 열리는 CES 2024 개막을 앞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SK가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서종갑 기자




CES 2024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모든 기술 영역의 융합이 핵심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초거대 AI 혁명에 따른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승자 독식이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표준’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반면 스스로 초거대 AI를 손에 쥘 수 없는 기업들은 합종연횡을 위해 분주하다. 기술 패권을 쥐려는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 전시 참여로 미국의 기술 심장부를 겨누고 미국은 CES 2024에 고위 정치인·관료를 대거 파견해 AI의 ‘룰’을 선점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사흘 앞둔 6일(현지 시간) 메인 전시장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관계자들이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분주히 전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오승현 기자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을 사흘 앞둔 6일(현지 시간) 메인 전시장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관계자들이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분주히 전시장을 드나들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오승현 기자


9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CES 2024에는 총 4300여 개 기업이 참여한다. 전시 분야는 25개로 이 중 ‘AI’ 한 분야로 참가한 기업만 21.2%인 913개에 달한다. AI 대표 기업들도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제미나이’를 발표한 구글이 대형 부스를 열고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뒷배’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소규모 부스에서 내방객을 맞이한다. AI 가속기로 주목받는 엔비디아와 AMD도 이번 CES에서 관련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기기 ‘두뇌’를 맡는 퀄컴도 엣지(온디바이스) AI 시대를 맞아 대형 부스를 열었다. 퀄컴은 자동차 업체들이 주류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북관에 자리 잡고 모바일을 넘어서 모빌리티 두뇌까지 노리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외 타국 기업들도 AI 전력투구에 나선다. 유럽에서는 독일 대표 IT 기업인 지멘스가 키노트에 서며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과 AI 활용 방안에 대해 논한다. 한국 대표주자는 CES 직후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공개할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을 포함한 IT 기기 전반에 자체 AI ‘가우스’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일본에서는 소니·파나소닉 등 전통의 IT 강자뿐 아니라 혼다 등 자동차 기업도 CES 2024를 찾아 AI 혁신을 설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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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미중 갈등 본격화 이후 CES에서 위세를 떨치지 못했던 중국 기업들도 대거 복귀했다. CES 주최사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6일 기준 미국 1201개, 중국 1115개, 한국 784개, 프랑스 204개, 대만 179개, 일본 73개 기업이 CES 2024 참가를 확정했다. 본토인 미국을 제외하고는 중국 기업이 가장 많다. 지난해 중국의 CES 참여 기업 수는 502개에 불과했다. 올해 2배 이상 늘어 팬데믹 이전인 2020년의 1200개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연초부터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분야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는 와중에도 중국은 당당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나 AI 대전환을 맞아 더 이상 기술 최전선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중국의 의지가 읽힌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은 ‘본토’라는 이점을 살려 고위 공직자 160여 명이 CES를 찾아 AI를 비롯한 미래 기술의 제도를 틀어쥐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주최 측이 ‘혁신 정책 서밋’으로 명명한 콘퍼런스 세션만 14개다. 10일에는 로버트 케일리프 미 식품의약국(FDA) 위원장과 브렌던 카, 애나 고메즈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 등이 ‘위원장과의 대화’ 세션을 가진다.

11일에는 앤 노이버거 미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산더 호엔 사릭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의장, 폴 로즌 미 재무부 투자보안 차관보 등이 ‘미국 정부 리더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이어 각 국가 간 AI 경쟁과 규제 방향을 논하는 ‘AI 2024’ 세션도 준비돼 있다. 12일에는 잭키 로즌, 벤 레이 루한, 신시아 럼미스 등 미 상원의원이 2024년 기술 관련 입법 현황과 전망에 대해 논한다.

지난해에 이어 CES 2024 4대 주제 중 하나로 꼽힌 ‘인류 안보(HS4A)’에서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가 읽힌다. 인류 안보는 식량·의료 등 향후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술을 뜻한다. 인류 안보를 구성하는 8개 주제 중 하나로 ‘정치적 자유’가 명시돼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CTA는 “정부와 시민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정보를 연결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혁신이 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환경보호와 거버넌스를 언급하던 ESG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치적 자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 등 독재국가를 견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CES 2024 기간 중 정책, 개인정보 보호, 지속 가능성, 사이버보안, 접근성 등을 다루는 세션과 콘퍼런스는 총 84개에 달한다.


라스베이거스=윤민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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