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업체들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매출을 기록한 10개 게임 유통사 중 중 4곳이 중국 업체였고 해외 기업들의 매출도 2배 가까이 늘어 역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사들의 역량이 날로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안방 수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석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위 매출을 기록한 10개 게임 유통사 중 4곳이 중국 게임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37게임즈와 미호요에 센츄리게임즈와 텐센트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센츄리게임즈는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전략 게임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한국 시장 모바일 게임 매출 10위에 오르며 8위를 차지했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개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의 성공에 힘입어 9위에 올랐다.
중국 게임사들은 매출 증가 속도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센츄리게임즈·미호요·텐센트는 매출 성장 속도에서도 각각 2·3·4위에 올랐다. 중국 게임사들의 이같은 상승세에 매출 상위 10개 기업들의 합산 매출에서 해외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11%에서 지난해 20%로 두배 가까이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게임사를 비롯한 해외 유통사들의 약진은 국내 게임사들의 부진과 대비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엔씨소프트(036570)(NC)의 영업이익은 13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9% 줄었다. 넷마블(251270)은 7분기째 적자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293490)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각각 3.5% 63.8% 감소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신작을 대거 출시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은 게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게임 제도를 관할하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지난해 말 발표한 '네트워크 게임 관리 방법'에는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과 결제를 제한할 수 있는 항목이 포함됐다. 판호(게임 허가) 확대로 중국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던 국내 게임사들로서는 당장 비즈니스 목표와 매출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게임 시장의 빗장을 채우고 자국 게임사들을 적극 육성하면서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국내 기업들로서는 지금까지 지속해 온 시장·장르·플랫폼 다변화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