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정부 고위직·與현역, 총선 앞 '각축전'…균열 우려에 지도부 '촉각'

고위직 절반 이상이 '양지' 출사표

공천 놓고 '3파전' 등 경선과열 조짐

"대통령 팔이 부적절" 현역 불만 고조

경선서 아귀다툼, '본선 악재' 우려도

지도부 "불만 듣고 있어"…조치 예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서울경제DB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서울경제DB




윤석열 정부의 전직 대통령실 참모진들과 장차관 인사들이 오는 4월 총선 출마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여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들이 자리 잡은 ‘꿀 지역구’를 노리는 인사들이 다수라 곳곳에서 공천을 놓고 동시다발적인 ‘샅바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혹여나 단일대오가 무너질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경선 과열 조짐을 보이는 상황과 관련해 내부단속용 공지를 띄울 예정이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의) 여러 불만의 목소리에 대해 듣고 있다”며 “공지를 할 예정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 지는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지도부가 고심하는 데는 올해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공천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출마가 가시화 된 윤석열 정부 내각 인사·용산 참모진 중 상당수의 관심은 ‘당선될 만한 곳’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여당 의원이 자리 잡았거나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역을 제외한 장차관(14명)·용산 비서실장 이상(11명) 등 윤 정부 고위직 중 절반 이상인 14명이 이러한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의 텃밭으로 평가받는 영남권 지역구에는 ‘3파전+@’ 양상이 펼쳐지기도 한다. 김영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구미을’에는 강명구 전 비서관과 허성우 전 비서관이 활동에 돌입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의원의 빈자리 ‘부산 중구영도구’를 놓고는 조승환 전 해수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겨루는 가운데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신)이 가세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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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이 자리를 옮긴 부산 해운대갑에는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과 주진우 전 비서관 간 ‘친윤 매치’가 성사될 전망이다. 이곳에는 전성하 전 부산시투자유치협력관과 박지형 변호사 등 청년 정치인들이 앞서 표밭을 다져온 곳이라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 지역구에는 대통령실 출신 예비후보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대통령 시계’를 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지라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용산·고위 관료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경쟁자의 등장이 달가울 리 없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혜택을 많이 보다가 양지로 내려와선 현 정부에 누가 될 수 있음에도 ‘대통령 팔이’로 선거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서울에서 활동하다 명분 없이 영남권 출마에 나서는 건 지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예비후보들의 경선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자칫 총선 전체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호 간의 비방전과 흑색선전 등 혼탁선거로 이어질 시 후보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자칫 본선에서 경쟁자에게 빌미를 제공할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다.

‘공천 잡음’이 의원들의 ‘탈당 러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의 공천 컷오프 시점에 맞춰 ‘쌍특검’ 재의결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은 ‘이탈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지금 지역구에서 뛰고 있는 분들이 이런저런 불만이나 ‘이런 것들이 공정하지 않다’ 등 여러 말씀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주시는 말을 다 아울러서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공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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