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소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 3년새 48.6%↑…'펜타닐 패치' 급증

헤로인 50배, 모르핀 80배 중독성

펜타닐 패치, SNS서 불법 유통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청소년의 1인당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이 3년새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마약류 오·남용 위험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학계에 따르면 김낭희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최근 '청소년 마약류범죄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저자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를 살펴본 결과 2022년 환자 1946만명이 의료용 마약류 18억7360만개(정)를 처방받아 2019년(1850만명·16억8225만개)과 비교해 환자 수는 5%, 처방량은 11%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2022년 10대 이하 61만명이 4932만개를 처방받아 2019년(67만명·3608만개)에 비해 처방 환자 수는 줄었으나 처방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따라 10대 이하 마약류 처방 환자 1인당 처방량은 2019년 54개에서 2022년 81개로 3년 만에 48.6% 증가했다. 이는 전체 연령대의 1인당 처방량이 5.9%(91개→96개) 늘어난 것과 비교해 매우 큰 폭이다. 특히 같은 기간 1인당 펜타닐 패치 처방량은 전체 연령대에서 4.2%(18개→19개) 증가했지만 20세 미만에서는 84.2%(45개→83개) 급증했다. 의사 처방에 의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이른바 '마약 쇼핑'이라 불릴 정도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만큼, 중독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 차원에서 이런 추세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펜타닐은 암 환자 등 고통이 극심한 환자에게 투약하는 마약성 진통제로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불법 펜타닐이 18∼49세 인구의 사망 원인 1위(2021년 기준)로 지목되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피부에 붙이는 펜타닐 패치 제품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10대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게 돼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10대 A군이 부산·경남 지역 병원과 약국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다른 10대 수십명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함께 펜타닐을 투약해 경찰에 붙잡힌 이들은 41명으로 이들은 공원이나 상가 화장실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서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9세 이하 마약류 사범은 481명으로 5년 전인 2017년(119명)의 4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향정신성의약품(향정) 사범이 332명(2022년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마약 108명, 대마 41명 순이었다.

보고서 저자들은 "청소년 마약류 범죄의 특성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영역이 많다"며 "공식 통계로는 481명이 미성년 마약류 사범으로 단속됐으나 10대 이하 의료용 마약류 1인당 처방량이 많이 증가해 잠재적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다"며 "또래 집단과 함께 행동하며 비행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청소년기 발달 단계 특성과 SNS 등을 통해 마약류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환경 변화 등으로 청소년들이 마약류 범죄에 내몰리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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