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억 원 상당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세탁’하려 한 일당이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슈퍼카·어선 등을 구매한 뒤 판매하거나 고가 부동산, 미술품에 투자하는 수법으로 세탁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 수협조합장까지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해외에 서버를 둔 온라인 도박사이트 조직원들이 5년간 수익 550억 원을 자금 세탁하려 한 혐의로 9명을 기소하고, 이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 일당의 은닉 재산을 추적해 페이퍼컴퍼니 명의 등의 차명 보유 부동산과 서울 은신처 등에 숨겨둔 슈퍼카 등을 압수해 525억 원 상당을 추징보전·압수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도박장 수익금으로 여러 사업을 벌인 뒤 또 다른 수익이나 현물을 얻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이들은 슈퍼카를 수입한 뒤 판매하고, 타이어 회사를 인수했을 뿐 아니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토지와 부산 해운대구의 고급 아파트 등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범행 과정에서 40억 원 상당의 슈퍼카 ‘부가티’, 백남준·피카소 등 유명작가의 미술품, 6억 원 상당 명품시계 등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수협조합장인 B 씨도 조합장 당선 전 자금인출책인 아들을 통해 도박사이트 조직 총책의 수익금 140억 원을 현금으로 받아 대형 어선과 부동산을 구매하는 등 세탁에 관여했다. 검찰에 따르면 B 씨는 총책의 자녀가 성인이 되면 부동산과 배를 처분하고 140억 원을 돌려주고, 투자 수익은 자신이 갖는 것으로 하는 약정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B 씨가 받은 140억 원이 대부분 회수됐고, 아들이 구속된 점 등을 들어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다만 현재 조직 총책의 행방은 묘연한 상황이다. 검찰 “해외 도피 중인 총책의 소재와 추가 범죄수익에 대하여 계속 수사하는 한편, 앞으로도 자금세탁범죄에 대하여 엄정 대처하고 철저한 은닉재산의 추적으로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