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애플 이어 MS 시총 3조 달러…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나서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마이크로소프트(MS)가 24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010조 원)를 넘어섰다. 장중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 상장사 중에서 3조 달러 고지를 밟은 것은 MS가 애플에 이어 두 번째다. 종가 기준으로는 2조 9920억 달러였다. 이와 함께 미국의 S&P 500 지수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과 인도 증시도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 자금으로 전 고점 경신 잔치를 벌이고 있다. 새해 벽두에 기염을 토하는 해외 증시를 보는 1400만 명의 국내 투자자들은 더욱 씁쓸하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6.96% 떨어졌다. 25일 종가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각각 2004조 원과 390조 원에 그쳤다. 한국의 상장기업을 몽땅 팔아도 2400조 원에 이르지 못해 MS 하나를 살 수 없는 규모인 셈이다.



한국 증시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당장 한국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만큼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꼽을 수 있다. 그간 증시를 이끌어온 배터리와 반도체 시장의 단기 전망이 부정적인 것도 큰 이유다. 단기 실적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예측 불가의 정책, 후진적인 기업 거버넌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루아침에 전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시키고, ‘상생’으로 포장해 은행에 2조 원의 이자를 돌려주라고 압박하는 등의 ‘관치’가 계속된다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이탈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주주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이사회 풍경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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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낮게 유지하고 자사주 소각은 하지 않는 게 대주주에게 더 유리하게 설계된 현행 세제 등도 뜯어고쳐야 한다. 최근 정부가 일본을 벤치마킹해 기업들이 스스로 주가를 올리게끔 유도하는 기업가치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부분적인 손질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병을 치유하기 어렵다. 주주의 관점에서 믿고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증시를 만들려면 근본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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