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피어오르는 무한한 웃음과 눈물은 덤이다. 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이 반려견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아내 관객들을 가슴 훈훈한 이야기로 초대한다.
◇반려인 1500만 시대,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반려견 1500만 시대가 도래한 현재, 반려견의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자매, 형제, 혹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인간의 곁을 지켜주는 반려견들이 겪는 희로애락은 마치 인간의 삶과도 닮아있다.
작품 속에서 유해진은 평소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고 깔끔한 성격인 민상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리조트 설립을 기획하지만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방향을 종잡지 못해 헤매던 중 우연히 자신의 건물 1층 세입자인 수의사 진영(김서형)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강아지들을 돌보는 그를 보며 내적인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비로소 민상은 '상위층을 위한 리조트'라는 기존 기획을 뒤로한 채 '반려견을 위한 리조트' 기획을 만들게 되고, 세부사항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반려인들의 고충을 뼈저리게 이해하기 시작한다. 반려견을 기를 때 다가오는 현실적인 문제들, 그리고 문제들로 인해 마주하는 갈등들을 돌아보며 반려견들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모색하게 된다.
◇윤여정→김고은, 연기파 배우+카메오 출연으로 완성도↑=작품 속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 역을 맡은 윤여정을 비롯해 민상 역의 유해진, 진영 역의 김서형, 초보 엄마 정아 역의 김윤진, 초보 아빠 선용 역의 정성화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믿고 보는'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배우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은 잃어버린 반려견 완다를 찾아가는 민서 역으로 분해 가슴 뭉클한 명장면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면서 멀어지는 자식들, 큰 성공을 거뒀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한 나날들, 그리고 유일한 친구였던 강아지를 잃어버린 과정에서 몰아치는 사무치는 슬픔의 감정을 오롯이 표현해낸다.
여기에 간헐적으로 출연하지만 특별하게 다가오는 배우의 출연도 반갑다. 밴드 리더 현(이현우)의 연인인 수정 역으로 등장하는 김고은은 작품의 적재적소에 나타나 서사의 핵심적인 부분을 이끌어나간다. 특히 김고은은 극중 밴드의 보컬인 만큼 '영웅'에 이어 안정적인 노래 연기 또한 선보인다. 더불어 큰 반전을 품고 있는 인물이기도 한 그는 '도그데이즈'가 시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한다.
◇ 따뜻하고 무해한 강아지판 '러브 액츄얼리'...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훈훈=더불어 이 강아지판 '러브 액츄얼리'는 강아지를 향한 사랑이 담겨 있는 만큼, 실제 촬영 현장에서도 강아지의 심신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연출을 맡은 김덕민 감독은 작품 촬영 기간 동안 반려견들의 안정을 위해 "카메라를 켜둔 채 반려견들이 원하는 연기를 해줄 때까지 기다렸다"고 이야기했으며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 또한 받았다.
이러한 김덕민 감독의 노력 덕분일까. 작품 속에는 종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개성 만점의 강아지들이 각 배우와 함께 행복하게 뛰어노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저마다 다른 사연과 무해한 귀여움을 담고 있는 강아지와 인간의 이야기를 보는 것 또한 이 영화의 놓칠 수 없는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