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다음주 증시 전망]기업 밸류업이 쏘아올린 공…한 달 만에 코스피 2600 돌파

코스피 상승률 글로벌 1위…외인·기관 폭풍 매수

NH證, 다음주 코스피 2480~2600 예상

수출회복·증시부양 기대감은 상승요인이지만

연금 금리동결·빅테크 실적 따른 실망감

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호전 소식 등에 급등해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종가는 전장보다 72.85포인트(2.87%) 오른 2,615.31로 집계됐다. 연합뉴스2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호전 소식 등에 급등해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종가는 전장보다 72.85포인트(2.87%) 오른 2,615.31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정부가 기업가치가 낮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며 간만에 뛰어 올랐다. 정부가 나서자 기업들은 잇따라 주가 부양책을 내놨고 시장 참여자들이 이를 사들이면서 주가를 밀어 올린 결과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코스피지수는 2615.31에 마감해 전 주(2478.56) 대비 5.52% 상승했다. 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4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날 하루에만 2.87%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6일(5.66%) 이후 최근 1년 새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코스피는 이날 강세로 인도(2.45%), 일본(1.14%), 미국 에스앤피(S&P)500(0.31%)을 제치고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주간 상승률 1위에 올랐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이날 814.77에 장을 마쳐 전주(837.24) 대비 2.68%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5일~2일 외국인은 3조 5845억 원, 기관은 1조 2800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고 개인은 4조 6975억 원을 팔아 치웠다.

특히 올 들어 증시가 부진할 때도 6조 7000억 원 넘게 순매수를 기록한 개인은 2일 하루에만 2조 4900억 원어치를 팔아 역대 최대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그동안 정부에 줄곧 주주환원율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외쳐 결국 정부 계획을 끌어내면서 사실상 이번 랠리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은 7425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982억 원, 54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번주 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해 도입 예고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2월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장사의 기업가치 개선계획과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방안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종목 중에서는 금융주와 고배당주가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현대차(005380)는 이번주 21.2%, 기아(000270)는 26.5% 상승하며 최근 1년새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화손해보험(000370)(34.3%), 미래에셋생명(085620)(33.9%) 등 금융주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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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정부 정책에 부응해 잇단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다. 삼성물산(028260)은 지난달 31일 보통주 781만주와 우선주 16만주가량을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5년에 걸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지만 이를 3년으로 단축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발표 후 2거래일 동안 7.7% 뛰었다. 기아는 지난달 25일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이 중 절반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날까지 87% 올랐다.

반대로 주식시장의 관심이 저평가 가치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코스닥에서는 자금이 대거 유출됐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주는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 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기 금리인하 기대 후퇴라는 악재와 정부의 주가 부양 정책 기대감이라는 호재가 혼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지수 예상밴드로 2480~2600포인트를 제시했다. 한국 수출 지표의 견조한 회복세와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인 반면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금리 동결에 따른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미국 빅테크의 예상에 못미친 실적 등은 하락 요인으로 분석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금리 인하 조건으로 “물가 안정화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발언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이어 3월 인하에 대해서는 “3월 회의까지는 자신감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며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에는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고 있다”며 “다음주는 관망심리가 강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대형주들의 실적발표가 끝나고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관망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주간 관심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신재생, 화장품, 의, 운송을 꼽았다.

한편 1일까지 시가총액 기준 64%, 종목 수 기준 29% 기업이 4분기 실적 발표를 마쳤다. 지금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합산 실적은 순익 기준 22.6%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기업수로 보면 순익 전망치를 웃돈 기업은 33%, 밑돈 기업은 67% 수준이다.

앞으로는 저PBR주 사이에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인과 기관의 움직임은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효과”라면서도 “이달 자사주 매입 등 실질적인 행동을 보이는 곳과 그럴 여력이 없는 곳들의 주가가 엇갈리는 변곡점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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