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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운용’ 경찰공제회, 차기 CIO 관심

이사장 공석으로 CIO 선임까지 시간 걸릴듯





총 4조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경찰공제회의 차기 최고투자책임자(CIO, 금융이사)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경찰공제회의 총 책임자인 이사장은 오는 4월 총선 이후 정치권과의 교감 아래 결정되겠지만 CIO는 전문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안팎의 공감대가 커지며 공개 공모 과정을 거쳐 내부 출신이 선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찰공제회 차기 CIO로 내부 출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다만 내부 출신이라도 공개 공모 과정을 거쳐 외부 인사와 똑같은 검증 절차를 거쳐 CIO 자리에 적합한 지 객관적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 CIO 자리는 지난해 10월 17일 한종석 전 CIO가 퇴임한 후 4개월째 공석이다.



내부 출신 CIO가 나온다면, 경찰공제회가 창립된 지 1989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경찰공제회 CIO 자리는 1989년부터 2015년까지는 경찰 출신이 맡아왔다. 전문성 논란이 빚어지자, 2016년부터 외부 투자 전문 인력을 뽑아 CIO에 앉혀왔다.



각종 공제회는 최근 들어 내부 출신을 공개 공모를 거쳐 CIO로 속속 채용하고 있다. 우선 내부 인재의 전문성 향상이 우선 사유로 꼽힌다.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자체 투자 인재가 없어 역량 부족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했지만, 설립 30년이 지난 지금은 내부 인력으로도 전체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는 평가다. 두번째는 투자 연속성 확보다. 각 공제회, 연기금 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자산배분 전략을 펼치는데, 통상 중장기 성과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내부 인재가 선발 과정을 거쳐 CIO가 된다면 외부 CIO가 새로 부임하는 경우에 비해 기존 전략을 장기적으로 끌고 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주요 공제회들에서도 내부 출신 CIO 기용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범식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자금운용관리단장(2023년 11월 선임), 박만수 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2022년 1월), 박양래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2022년 4월), 이훈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부문장(2022년 8월), 우정사업본부의 최성준 예금사업단장·김승모 보험사업단장(2023년 2월) 등이다.

다만 차기 CIO 선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공제회는 CIO와 이사장을 포함한 전 임원이 공석인 상태다.

경찰공제회로서는 일단 이사장 선임 절차부터 밟을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이후 공석인 이사장 자리는 빨라도 4월 총선 이후 공모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통상 경찰공제회 이사장은 치안정감급(경찰청 차장·서울지방경찰청장·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이 맡아왔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총선 출마 여부, 당선 등 거취가 결정된 후에야 차기 이사장 윤곽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사장에 누가 오더라도 CIO는 전문 역량에 근거해 내부 인사 중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CIO 평균 임기가 2~3년으로 짧고 연임 여부도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며 “내부 출신 CIO는 별도 적응 기간 없이, 투자 연속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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