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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철옹성' 편견을 깨고…캠퍼스에 녹아든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서버 12만대 규모 카카오 첫 데이터센터

담장 대신 나무 등 조경 활용 보안 확보

계단형 배치된 틈 따라 각 공간 이어져

카카오톡의 '연결성' 디자인으로 구현

옥상 등 가능한 모든 면적에 태양광 패널

에너지효율 1등급·녹색건축 최우수 획득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 제공=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 제공=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 확보다. 보안을 위해 건물 외벽에 높은 담장을 세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그동안 데이터센터 설계 방향은 ‘철옹성’을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규모 건축물인 만큼 이에 걸맞은 부지도 필요해 도심 내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존재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깼다. 센터가 위치한 장소부터 파격적이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부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전산동의 외벽과 옥상, 운영동의 옥상 등 가능한 모든 공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에너지 절감 기술이 적용돼 녹색 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등급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사진 제공=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에 지난해 9월 준공된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전산동의 외벽과 옥상, 운영동의 옥상 등 가능한 모든 공간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에너지 절감 기술이 적용돼 녹색 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등급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사진 제공=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다. 향후 카카오그룹의 주요 데이터센터로 사용될 예정인 만큼 규모도 크다. 4000개의 랙(서버 보관 설비)과 12만 대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으며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이 6EB(엑사바이트)에 달하는 ‘하이퍼스케일(서버 10만 대 이상)’ 데이터센터다.

축구 경기장(7140㎡)보다 약 2.6배 넓은 대지에 들어선 데이터센터 건물 건너편에는 기술 기업 창업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인 경기테크노파크가 자리 잡고 있다. 동쪽으로는 대운동장이 있으며 북쪽에는 주거문화시설, 서쪽에는 도시첨단산업시설과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건축주인 카카오는 이 같은 주변 환경을 고려해 건축가에게 보안성·효율성·안정성 등 데이터센터의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캠퍼스와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을 설계해달라고 요구했다.

건축물 설계를 총괄한 유남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프로는 “건축물은 도시 내에 존재하고 숨으려고 해도 숨을 수 없는 만큼 태생적으로 공공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한양대와 어우러져야 해서 지역사회와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가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유 프로는 설계에서 보안 확보가 필요한 전산동(뒤쪽 건물)과 일부 개방 공간을 갖춘 운영동으로 구분해 배치했다. 또 보안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운영동은 지역사회(안산시)와 한양대를 연결해줄 수 있는 남측 면에 개방된 조경 공간에 맞닿게 설계했다. 건물 내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조량이 풍부한 남향으로 설계했다. 반면 기술적인 이미지가 강한 전산동은 맥락상 캠퍼스 혁신파크 2단계 부지와 맞닿게 배치했다.



운영동 외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틈(크랙)’이다. 계단형으로 배치된 크랙을 따라서 3~5층의 휴게 라운지, 6층의 야외 테라스가 들어서 있다. 계단이 각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담당한다. 같은 층뿐 아니라 위아래층과의 소통을 유도한 연결 공간이다. 이 소통의 공간은 로비 공간과 마찬가지로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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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프로는 “크랙은 카카오의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의 ‘연결성’을 물리적으로 구현해낸 디자인 요소”라며 “내외부와 직원들 간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며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운영동 1층은 데이터센터 출입을 위한 로비 공간이다. 여기에 들어서면 로비와 다목적 공간으로 분리된다. 1층의 다목적 공간은 2개 층이 오픈된 개방 공간으로 카카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해냈다. 이 밖에 한양대에서 사용하게 될 산학연 공간이 1층과 2층에 걸쳐 계획됐다.

3~6층은 보안 영역으로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공간이다. 3층에는 운영·지원실과 회의실, 휴게실과 수면실, 4층에는 운영·지원실과 창고 공간, 5층에는 운영·지원실과 회의실, 카카오 데이터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종합상황실, 6층에는 운영·지원실과 창고 공간이 있다. 운영동 5층과 전산동 3층의 연결 통로를 통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전산동으로 시선을 옮겨오면 보행자들의 시야에 들어오는 저층부는 데이터센터가 연상되는 차가운 스틸 소재가 아닌 따뜻한 감성의 벽돌을 썼다. 좀 더 친근하게 지역사회에 다가가고자 하는 카카오의 의지를 반영했다.

위층으로는 4면뿐 아니라 옥상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면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친환경 데이터센터가 되고자 하는 카카오의 의도를 입면에 표현했다. 보통 건축가들은 태양광 패널의 건물 외벽 설치를 꺼리지만 오히려 입면에 과감하게 적용해 최대한 많은 양의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전산동의 외관과 각 건물 옥상 등 가능한 모든 공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생산되는 태양광 에너지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사용된다.

전산동 내부 설계는 좀 더 복잡하다. 전산동 1층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실과 발전기실로 구성되며 기계실이 있다. 전산 장비의 빈번한 출입을 고려해 2대의 차량이 동시에 실내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역 공간을 계획했고 화물용 승강기와 바로 연결되도록 했다. 2층에는 전력 및 통신망 공급 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이 배치됐다.

3~6층은 전산기계실로 카카오 데이터센터의 핵심 공간이다. 각 전산기계실에는 4개 층에 걸쳐 총 4000개의 랙이 설치됐으며 IT 용량은 20㎿다. 전산기계실의 양측에는 차가운 바람을 불어넣어 줄 항온항습기와 냉수공급기·전력공급기·통신공급기 등이 좌우로 배치됐다. 전산기계실은 인명 및 전산 장비의 피해 없이 초기 화재 진압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갖췄다.

전체적인 조경을 살펴보면 남측 전면 조경은 오피스나 대학 건물 등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이 아니라 최대한 자연의 원초적인 숲의 모습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데이터센터는 주민과 학생 등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됐지만 가장 중요한 보안 기능도 놓치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물리적인 펜스 대신에 조경 요소를 최대한 활용했다는 것이다. 조경의 폭을 넓히고 관목류 등을 촘촘하게 심어 펜스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계단 옆에는 높낮이가 다른 식물들로 위화감을 주지 않으면서도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녹색 건축 인증 및 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을 얻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건축주가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해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설계 초기 단계부터 녹색 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을 목표로 설계가 진행됐다. 바로 이 때문에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 등급 1등급과 녹색 건축 인증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태양광 패널과 연료전지(fuel cell) 두 가지의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한 것이 주효했다. 또 주요 건축 부재에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빗물 재활용, 생태 면적, 재활용 폐기물 보관 시설, 절수형 위생 기기, 자전거 보관소, 고성능 창호, 전열교환기 등 다양한 종류의 녹색 건축 설계 기법을 적용한 덕이다.

데이터센터는 전산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는 데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외부의 서늘한 공기를 이용해 냉수를 만들어내는 ‘프리쿨링’ 방식을 적용했다. 겨울이나 봄가을과 같은 간절기에는 서늘한 바깥 공기만을 이용해서 냉수를 만들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적다. 냉각탑을 사용하지 않아 물 사용량도 매우 적다.

유 프로는 “데이터센터는 주거나 업무시설 같은 일반적인 건축물과 공장과 같은 기술 기반 건축물의 중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의 설계를 진행하면서 좋은 건축주의 중요성과 건축주와 협업하는 과정의 즐거움 등을 배웠다”고 전했다. 또 “카카오에서 여러 가지 좋은 디자인 콘셉트를 제안하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더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갖춘 건축물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ㄹ앙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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