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돌아온 극장가 발길…'영화계의 봄'은 아직

CGV 흑자전환●메가박스는 적자

제작·투자·배급업계도 회복 단계

영화계 내부서 '홀드백' 의견 분분

서울 시내 영화관의 모습. 오승현 기자서울 시내 영화관의 모습. 오승현 기자




영화계가 속속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아직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한 모습이다. 정상 궤도를 찾지 못한 영화계가 올해는 어떤 실적을 낼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7일 CJ CGV(079160)는 매출 3430억 원, 영업이익 169억 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실적은 매출 1조 5458억 원, 영업이익 491억 원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글로벌 영화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관람객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매출도 21% 늘었다. 특별관 자회사인 CJ 4D플렉스도 4분기 매출 253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CJ CGV는 올해 목표를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박스오피스의 87% 수준으로 잡았다. 글로벌에서는 이를 상회하는 105%를 목표로 한다. 허민회 CJ CGV 대표는 “국내 및 글로벌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공간사업자로서 특별관과 영화 외에도 공연 및 스포츠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영화관의 모습. 오승현 기자서울 시내 영화관의 모습. 오승현 기자



메가박스는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메가박스는 4분기 매출 1007억 원, 영업손실 69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총 178억 원의 손실을 내며 2022년 79억 원의 손실 대비 적자폭이 늘었다. 관람객 수가 늘었지만 평균 티켓 가격이 감소했고, 인건비와 임차료가 늘어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운영 효율화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광고 매출 감소도 반영됐다. 올해 멀티플렉스들은 ‘파묘’ ‘범죄도시4’ ‘베테랑2’ 등 국내 앵커 영화와 함께 ‘듄: 파트2’ ‘쿵푸팬더2’ ‘인사이드 아웃2’ 등 해외 대작들의 흥행을 기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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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그데이즈’의 한 장면. 사진 제공=CJ ENM영화 ‘도그데이즈’의 한 장면. 사진 제공=CJ ENM


영화 제작·투자·배급부문의 업황은 밝은 편은 아니다. CJ ENM의 영화드라마 부문은 4분기 매출 3001억 원, 영업손실 53억 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4분기 ‘소년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개봉한 ‘외계+인 2부'는 7일까지 141만 7533명의 관객을 기록 중으로 1부보다 못한 흥행 실적을 낼 수 있다. '도그데이즈’가 7일 개봉했지만 대형 작품은 아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역시 마찬가지다.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탈출’은 개봉이 어렵게 됐고 ‘하얼빈’과 ‘베테랑2’를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파묘'의 한 장면. 사진=쇼박스영화 '파묘'의 한 장면. 사진=쇼박스


‘시민덕희’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쇼박스도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냈다. 텐트폴 ‘비공식작전’이 흥행에 실패해 총 402억 원의 매출과 28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22년의 매출 566억 원, 영업손실 32억 원에 비해 크게 부진한 실적이다. 회사 측은 “영화 흥행실적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쇼박스는 2월 ‘파묘’로 반전을 노린다.

영화 '범죄도시4'의 한 장면. 사진 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영화 '범죄도시4'의 한 장면. 사진 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서울의 봄’으로 2023년 한국 영화배급사 1위를 기록한 플러스엠은 4분기 452억 원, 연간 759억 원의 매출을 냈다. 플러스엠은 ‘범죄도시4’ ‘리볼버’ ‘탈주’ ‘보고타’ ‘크로스’ 등의 영화를 배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홀드백(극장 상영 영화가 다른 플랫폼으로 유통되기까지의 유예 기간) 의무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부가 모태펀드 지원 작품에 한해 2차 시장 배급 시점을 4개월 이후로 규정한 홀드백 의무화를 최근 발표했지만 영화계 내부에서는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영화관과 메이저 제작·배급사들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며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이해 당사자 중 하나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입장이 아직 반영되지 않아 홀드백 의무화가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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