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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매각 노리는 CVC, 기업가치 1.5조 가능할까

투자한 지 4년 경과…연내 매각 방침 결정

지난해 말 1000억 유상감자로 800억 회수

코로나19 이후 급성장…역대 최대 실적

2년 전 투자 유치 시 기업가치 1.2조 평가





숙박·여행 예약 플랫폼 여기어때 운영사인 여기어때컴퍼니가 연내 매각을 시도한다. 최대주주인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이 인수한지 4년이 지난 만큼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회사 실적이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여기어때가 약 1조 원 중반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털은 연내 여기어때를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몇 곳과 관련 사안들을 논의했다.

그동안 CVC캐피털은 적절한 투자금 회수 방식을 놓고 고심해왔다. 일부 원매자와 한 차례 협상을 벌이다 무산됐고 지난해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CVC캐피털은 지난해 12월 여기어때에 대한 1000억 원 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하며 일부 투자금을 회수했다. 지분율에 따라 1000억 원의 유상감자 금액 중 800억 원을 최대주주인 CVC캐피털이 확보했고 나머지 200억 원은 주요 주주인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를 비롯,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배분됐다.



CVC캐피털이 상장 보다는 매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올해가 여기어때를 인수한 지 5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보다 빠른 투자금 회수 방안을 선택하기로 하면서다. 최근 여기어때가 가파른 성장성을 구가하면서 높은 몸값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도 이 같은 결정에 한 몫 했다.

여기어때는 숙박·여행 예약 플랫폼 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현재 사용자 수 기준 1위 업체인 야놀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인 매출 1570억 원, 영업이익 180억 원을 기록하며 야놀자를 앞서기도 했다. 회사는 일본·동남아 등 해외여행 서비스를 강화해 올해 영업이익 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CVC캐피털은 2019년 9월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를 3000억 원으로 평가하며 창업자인 심명섭 대표와 JKL파트너스 등이 보유한 지분 76%를 인수했다. 이후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율을 80.49%로 늘렸다.

시장에서는 여기어때의 기업가치를 약 1조 5000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기어때가 속한 숙박·여행 예약 플랫폼 시장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전후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했다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예약 플랫폼 시장도 재편됐다"며 "여기어때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서비스와 마케팅 등에 반영하면서 시장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어때는 지난 2022년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1조 20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은 바 있다.


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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